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 참석…"선도형 과학기술로 나아가는 토대 구축"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신약개발의 밑거름이 될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과 관련해 "과거의 추격형 과학기술에서 벗어나 선도형 과학기술로 나아가는 토대를 구축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북 포항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열린 준공식 축사에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광합성과 화학반응을 비롯해 그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미래 신산업 선점에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방사광가속기는 태양빛의 100억배 이상의 밝은 빛을 쪼여 물질의 미세구조를 관찰하는 거대한 실험장치로 전세계에 35기가 가동되고 있다. 이번에 준공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개발됐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태양의 100억배 밝기의 3세대 가속기 보다 무려 1억배 더 밝은 빛을 낼 수 있어 살아있는 세포와 단백질 등 초미세 물질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질병원인을 규명할 수 있어 신약 뿐 아니라 인공 광합성 개발에 효과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긴밀한 산학협력을 통해 대부분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해 구축비용을 대폭 절감했고, 이 과정에서 개발된 핵심부품들은 미국, 스위스, 인도를 비롯한 해외 가속기 건설에 수출되고 있다"면서 "기술개발, 산학협력, 기술사업화 등 모든 연구개발 과정에서 우리 과학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4년 준공된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관절염 치료제를 비롯한 신약개발은 물론, 반도체 제작공정 개선, 신소재 개발과 같은 산업적 성과를 거둔 바 있다"면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이런 성과를 이어간다면 생명공학, 의학, 재료공학, 나노 등 첨단과학기술분야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약 개발의 핵심인 인체 단백질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해 차세대 바이오 혁명을 선도하고, 반도체 분야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주력산업의 혁신기술을 확보하는데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포항은 우수한 대학과 연구소와 함께, 세계적인 철강기업이 결집된 첨단 산업단지를 갖추고 있고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한 지역혁신 여건도 마련돼 있다"면서 "지역의 혁신역량이 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결합된다면 경제 활성화는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신산업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국가도 기업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치열한 상황"이라면서 "과거의 추격형 과학기술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승부를 거는 선도형 과학기술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고 가속기와 같은 대형연구시설과 과학기술 인프라도 계속 확충해가고 있다"면서 "이런 노력이 성공을 거두려면 과학기술인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준공식에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개발한 공로자들에게 정부 포상을 직접 수여한데 이어 내년 3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선형가속기 터널 등 관련 주요 시설을 직접 둘러봤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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