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트랙'으로 對野 투쟁전략 수정
새누리당 긴급 의총 소집…국감 채비
"국가와 국민 위해 성실히 일하겠다"
丁의장과의 대립각은 그대로 유지,
野와 전면전 준비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김보경 기자] 여야가 전면 대치한 '해임안 정국'이 여당인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참여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여당은 사흘째 이어온 국감 '보이콧'을 풀고 의사일정을 소화하면서 대야 투쟁에 나서는 '투 트랙'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 규탄 결의대회'에서 "우리 당이 내일부터 국감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 의원들은) 내일부터 (정상적으로) 국감에 임해달라"면서 "다만 정세균 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사흘째 이어진) 단식은 계속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성실하게 일해야 한다는 게 나와 새누리당의 소신"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맞붙은 뒤 평행선을 그려온 여야는, 이로써 닷새 만에 정상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 지난 26일부터 여당의 전면 거부로 야당 만의 '반쪽' 회의로 치러진 국감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소 수척한 모습으로 연단에 등장한 이 대표는 소속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당원 등 1000여명의 참가자 앞에서 "사죄하는 마음을 갖고 말씀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좀 많이 어지럽다. 선거제도가 정착된 나라에서 국회의원이 단식투쟁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맨입으로 안 된다'는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 국회의장에게 제가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 대표는 발언 과정에서 눈물짓기도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뜻을 항상 하늘의 뜻으로 알았다, 엄중한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참가자들은 이에 "날치기 의회독재, '맨입' 정세균은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화답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대표의 발언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국감 복귀 채비를 갖췄다.
이 대표의 이날 국감 참여 발언은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너무 성급하게 '단식' 카드를 꺼내들면서 여야가 '강 대 강'의 대치 국면에 빠져들었다는 지적에 대해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당내에선 강경 투쟁을 주장하는 친박(친박근혜)과 '투 트랙' 대응을 요구하는 비박(비박근혜) 간에 갈등이 표면화됐고, 이 대표 스스로 퇴로를 차단했다는 비난까지 들었다. 비박 의원들은 "국감 회피는 집권여당의 책임을 망각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반면 정 의장은 사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야당은 단독 국감을 강행하면서 여야는 평행선을 그렸고, 새누리당은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을 들어왔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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