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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우리가 故 이광종 감독을 떠나보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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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우리가 故 이광종 감독을 떠나보내는 방법 故이광종 감독 빈소[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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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이상했다. 26일 오전 6시 회사로 출근하려 준비하던 찰나 손에 검은색 양말이 잡혔다. 평소 검은색 양말을 잘 안 신지만 그날은 어쩐지 신어야 될 것 같았다.

옷을 입다보니 상의도 검은색이었다. 뭔가 불길했지만 괜찮을 것 같았다. 안 좋은 예감은 역시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오전 9시 57분 문자가 왔다. 이광종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별세했다고 했다. 향년 52세.


이광종 감독은 급성 백혈병 악화로 우리 곁을 떠났다. 그는 강원도 원주에서 통원 치료 겸 요양을 하며 지냈다.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는 "곧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빨리 모두 만나고 싶다"며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말했다. 하지만 2주 전 병이 급속도로 악화되며 서울삼성병원으로 다시 입원했다. 치료를 받다 결국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

▶ 축구협회장 같은 축구인장


오후 6시 30분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도착하자 축구인들이 보인다. 조화들도 나란히 서 있다. 국내는 물론 외국 각지에서 날아왔다.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서 뛰는 김진수의 이름도 눈에 들어왔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과 FC서울 황선홍 감독,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최용수 감독의 이름도 있다. 일본에서 뛰는 김경중, 이용재 등 이 감독이 지도자 시절 동고동락했던 제자들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대한축구협회 직원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도왔다. 협회는 이광종 감독의 장례를 '축구인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한국 축구인이 별세하면 협회는 '축구협회장'과 '축구인장' 두 방식을 두고 논의를 한다. 축구인장은 축구협회장보다 한 단계 아래다. 축구협회장은 선수 경력과 감독 경력이 오래 되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이회택 협회 부회장, 차범근 전 감독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그래도 분위기나 규모는 축구협회장에 버금가는 축구인장이다. 협회는 이광종 감독의 장례식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28일 발인식에서도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고인의 넋을 기르기로 했다.


[현장에서] 우리가 故 이광종 감독을 떠나보내는 방법 故이광종 감독 빈소[사진공동취재단]


▶ 심상민, 이운재…사별하는 방법


사별할 때는 방법이 중요하다. 어떻게 떠나보내느냐에 따라 후회가 덜 남는다. 사별하면 후회가 항상 남는다. 살아 생전 함께 하지 못한 일과 시간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에는 많은 축구인들이 줄을 이어 이광종 감독을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찾았다. 이운재 전 올림픽대표팀 코치는 이미 왔다가 갔다고 했다. 누구보다 가장 먼저 달려왔다. 이운재 코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이광종 감독가 함게 오랜 시간 함께 했다. 잘 따른 형이자 선배였다. 리우올림픽 참가 때문에 잘 찾아뵙지도 못했다. 그 안타까움에 이광종 감독의 소식을 듣고 달려와 눈물을 흘렸다.


이광종 감독이 17세 이하, 20세 이하,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등을 이끌며 같이 했던 애제자들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심상민은 오후 여섯시에 장례식장에 왔다고 했다. 그는 식당에서, 조문소 바로 앞에서 자신의 다음으로 오는 선수들을 맞이하고 안내도 했다. 심상민은 "소식을 듣고 오면서 마음이 좀 그랬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심상민 외에도 윤일록, 이창근, 노동건, 황의조 등이 왔다. 황의조는 "오전 훈련이 끝나고 오후에 소식을 들었다. 급하게 왔다"고 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 최문식 대전 시티즌 감독도 한 걸음에 내달려 왔다. 최 감독은 "오늘(26일) 대전에서 급히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고 했다.


[현장에서] 우리가 故 이광종 감독을 떠나보내는 방법 슈틸리케 감독 [사진=김현민 기자]


▶ 슈틸리케 감독 "그게 무슨 소립니까?"


26일 오전 10시에는 축구대표팀이 10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발표에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이광종 감독의 별세 소식을 접했다. 내부에서는 장례식 방식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었고 이를 언제쯤 공지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었다.


일단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알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듣고 "그게 무슨 소립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소집명단을 발표하면서 이광종 감독의 별세 소식에 대해서도 먼저 이야기하기로 했다. 명단 발표 3분 전에 공지 문자를 띄우고 슈틸리케 감독이 명단을 발표하면서 말해 기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하려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광종 감독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텁지는 못하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 오랫동안 헌신한 분을 먼저 보내드려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7일 장례식장을 방문한다. 신태용 코치 등 대표팀 코치들도 모두 함께 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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