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여당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번번이 고배를 마신 인사가 기술보증기금 비상임이사로 임명됐다. 이미 여러 명의 여당 출신이 임원직을 차지해온 기관이다.
금융위원회는 기술보증기금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된 이기우(61)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신임 비상임이사로 임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이사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자원부를 거쳐 중소기업청 차장으로 일하다 2007년 당시 한나라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 정책자문위원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이후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제4정조 부위원장과 여의도연구소 경제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2008년)을 지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창원 지역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낙천한 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자리에 올라 일각에서 ‘낙하산’이라는 지적을 했다. 이 이사는 2010년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2년 총선에 재도전했으나 역시 경선에서 밀렸다. 2014년에는 창원시장 선거에 도전했으나 한나라당 대표 출신인 안상수 시장을 넘지 못했다.
최근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에 임원급으로 취업한 공직자, 금융권, 정치권 출신 인사가 2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기술보증기금의 경우 새누리당 출신이 많다. 친박연대 출신 박대해 전 국회의원이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감사를 지냈고 최경환 원내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했던 강석진 의원도 올해 초까지 전무이사로 재직했다.
지금도 유기현 전 한나라당 부산시당 사무처장이 상임이사로, 양희관 전 한나라당 부산시의원이 비상임이사로 재직 중이다.
4월 총선 이후 낙선·낙천자들을 비롯한 공공기관 낙하산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찬양해온 송창달 그린비전코리아 회장이 지난 7월 자산관리공사 비상임이사로 임명됐으며, 지난 5월에는 이명선 전 대통령경호실 부이사관이 예금보험공사 비상임이사가 됐다. 연말까지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기업은행장, 자산관리공사 사장 등 굵직굵직한 CEO 인사가 예정돼 있어 낙하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