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될 예정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행정자치부 국감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서울청사 19층에 마련된 국감장은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 12명만 제시간에 맞춰 입장해 자리를 지켰다. 반면 유재중 위원장과 9명의 새누리당 의원 등은 전혀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홍윤식 장관·김성렬 차관 등 행자부 간부들과 산하기관 관계자들도 증인석을 가득 메운 채 기다렸지만 회의는 결국 열리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은 오후 2시57분쯤까지 여당 의원들을 기다렸지만 결국 불참함에 따라 회의 무산을 선언했다.
이날 국토해양위원회나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등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일부 위원회가 야당 단독으로 회의를 연 것과 달리 안행위는 회의 개회·속개·정회 등 사회권을 가진 위원장이 여당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야당 의원들은 스마트폰을 검색하거나 준비해 온 질의 답변 자료만 흩어 보는 등 오전 내내 기다리기만 했다. 바쁜 현업 업무를 중단하고 증인석에 앉은 70여명의 증인들도 마찬가지인 상황.
보다 못한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오전11시께 "장ㆍ차관만 남고 다른 사람은 나가도 좋다"고 제안해 장·차관만 남아 국감장을 지키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권은희 의원 등 국민의당 소속 의원 3명이 안철수 전 대표와 함께 서울대병원 고(故) 백남기 농민 빈소를 방문하기 위해 국감장을 철수하면서부터는 더민주 의원 9명만 자리를 지켰다. 더민주 의원들은 정오가 되자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자비로 해결한 후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와 오후 2시부터 또다시 침묵 속에 새누리당 의원들을 기다리다가 오후 2시57분쯤 자리를 떴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색 정장에 검정 넥타이를 매고 회의장에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행자부 국정감사는 지난해에도 정종섭 전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 파문으로 야당이 거부해 여당 단독으로 진행됐고, 8일 뒤 다시 진행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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