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가을야구로 가는 티켓은 사실상 한 장 남았다.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두고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 세 팀이 손을 뻗는다. 투수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선발과 불펜진 구분이 의미를 잃은 시점이다.
KIA와 한화가 대전에서 대결한 19일 경기(4-2 KIA 승)도 투수 싸움으로 승부가 갈렸다. KIA는 선발 지크 스프루일(27)이 5.1이닝을 실점을 1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던진 한승혁(23)과 윤석민(30), 최영필(42), 심동섭(25), 임창용(40)도 1점만 더 허용했다. 김기태 KIA 감독(47)은 "투수들이 위기상황을 잘 막았다"고 했다. KIA는 한화와의 2연전을 모두 이겨 5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20일 넥센전(4-3 승)까지 최근 3연승을 달려 6위 SK에 세 경기, 7위 한화에는 4.5경기 차로 앞섰다.
한화는 승부처에서 투수들의 집중력이 흔들렸다. 5회까지 1실점을 기록했던 선발 장민재(26)가 6회 2사 후 볼넷 두 개와 안타 한 개로 2점을 내줬고, 8회초 등판한 정우람(31)도 만루상황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쐐기 점으로 추격의지가 꺾였다. 이 경기까지 3연패. 에이스 없이 정규시즌 내내 투수진을 총동원했던 한화지만 중요한 막바지 순위경쟁에서 또 다시 투수력의 한계에 부딪혔다.
중위권 경쟁에서 투수진의 호투로 가장 효과를 본 팀은 LG 트윈스다. 9월 열일곱 경기에서 12승5패를 해 두산 베어스(13승4패) 다음으로 성적이 좋았다. 선발과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3.80으로 열 개 구단 중 실점이 가장 적었다. 안방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대결한 17일 경기에서는 투수를 여덟 명이나 동원하며 총력전을 하고, 연장전 끝에 3-2로 역전승했다. 이를 동력으로 최근 5연승하며 4위를 사실상 굳혔다.
4위권에서 경쟁하던 SK는 최근 8연패로 상황이 정반대다. 순위가 두 계단 밀린데 이어 가을야구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진다. 9월 성적은 6승10패. 이 기간 선발과 구원 등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6.06이었다. 최하위 kt 위즈(6.11) 다음으로 실점이 많다. 김용희 SK 감독(61)은 김광현(28)과 메릴 켈리(28)로 선발진을 꾸리고 나머지 선발 투수들도 상황에 따라 모두 투입할 계획이다. 김광현(10승)과 켈리(9승)는 SK 선발진 중 승수를 가장 많이 챙겼다. 그러나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경쟁하는 팀들이 연패하지 않으면 기회가 사라진다. 우천취소 등으로 순연된 일정이 가장 적어 여섯 경기만 남았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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