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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오늘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사법처리 여부에 그룹 운명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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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 창사 이래 최대 위기
경영 공백시 대내외적 타격 불가피

신동빈, 오늘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사법처리 여부에 그룹 운명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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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늘(2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이번 소환이 100여일간 계속됐던 검찰수사의 마지막 수순인 상황에서 최대 관건은 구속 수사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신 회장의 수천억 원대 배임ㆍ횡령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구속될 경우 그룹이 받는 타격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의 위기가 상당기간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물으며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지난 18일 통보했다.


신 회장의 검찰 출석 통보에 롯데그룹은 비상상황이다. 무엇보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그룹 경영을 대신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안팎 살림을 책임지던 이인원 부회장이 지난달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최측근으로 꼽힌 황각규 운영실장과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어 운신의 폭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룹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축의 총 책임자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도 지난 6월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재직시절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책임을 지고 구속됐다.

CJ그룹처럼 오너 부재 시 믿고 맡길 총수일가도 없는 상태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 구속 이후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 누나 이미경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로 장기간 무리없이 경영해왔다. 하지만 롯데의 상황은 다르다.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과 함께 한정 후견 개시 통보를 받았다. 대외적으로 신 총괄회장이 독단으로 내린 의사결정은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부정청탁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 회장과 1년2개월째 그룹 경영권을 놓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일본 롯데의 경영권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이후 경영권 분쟁을 수습하고 한ㆍ일 롯데를 완전히 장악했다. 하지만 향후 구속 수사를 받거나 비자금 의혹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될 경우, 경영체계는 혼란을 빚을 수 있다. 사실상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임직원으로 구성된 광윤사(28.1%)와 종업원지주회(27.8%)가 과반을 차지하는 지분 구조를 가지고 있다. 총수일가의 일본 롯데홀딩스 보유지분은 10% 내외이며, 여기서 신 회장의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광윤사 및 종업원지주회의 표심에 따라 경영진 교체가 얼마든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현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불안정한 지분구조로 인해 일본인 경영진들이 롯데 경영권을 가져갈 수 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경영 속도도 한층 더뎌질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를 담당하고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경우 올해 말 신규 면세점 특허 재취득 여부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지난해 벌어진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 이어 올해 검찰 수사로 보다 악화된 기업 이미지가 면세사업자 선정 평가결과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제2롯데월드몰ㆍ타워 완공도 당초 목표는 올해 말로 계획됐지만, 그룹의 상황으로 인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투명 경영의 첫 걸음으로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 추진도 무기 연기됐고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계열사 상장 계획도 중단됐다.


투자 계획도 마찬가지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화학회사 액시올 인수ㆍ합병(M&A)을 추진했으나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수포로 돌아갔고, 호텔롯데가 추진하던 해외 리조트ㆍ호텔 인수 등도 무산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검찰 통보대로 20일 출석할 예정"이라며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경영공백이 올 경우에는 대내외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국가적 차원에서의 손실은 물론 도덕적 책임으로 인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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