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한국과 미국은 13일 가용한 모든 수단으로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을 압박하기로 했다.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우선 김 본부장은 "한미 양국은 최대한 강력한 제재압박 조치를 취해나가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 조치, 독자제재, 글로벌 차원의 압박 등 전방위적 대북 고삐를 조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특별대표는 "북한에 대해 신속 강력한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강력한 조치가 유엔 차원에서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특별대표는 "한·미·일 3자가 추가적 대북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며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은 절대적이며, 어떤 흔들림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특별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 "강력한 한·미동맹 바탕 위에서 사드 배치를 포함해 동맹을 더욱 강화하려는 노력과 확장억제 제공을 포함해 흔들림 없는 공약 등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양측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공식 협의를 했다. 이번 협의는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이뤄지는 한·미 고위 당국자 간 첫 대면 접촉으로 구체적 '북핵 대응'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가 논의에 착수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의 제재결의 등 대북 추가제재에 대한 논의와 조율도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안보리 추가 제재결의와 관련, 세 가지 큰 틀에서 접근하고 있다. 연초 북한의 4차 핵실험 당시 안보리 결의 2270호에 포함하려다 포함되지 않은 부분과 2270호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던 빈틈을 메우는 부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요소 등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북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의 변화가 관건이다. 대북제재와 별개로 한·미가 결정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갈등의 골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외교적 수단으로 중국의 적극적 대북제재 동참을 이끌어낼 지 주목된다.
한편 미국은 이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은 현장에서 이순진 합참의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켰고 이는 우리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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