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근 의원 "국내 5대 병원, 내진설계 부족하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대형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피하는데 가장 어려움이 있는 곳은 병원이다. 환자의 경우 몸이 불편해 이동하는데 지장이 많기 때문이다. 지진에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국내 병원들의 내진설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3일 "어제 저녁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환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국내 5대 병원 내진설계가 부실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 의원이 국민안전처에서 제출받은 '5대 병원 내진설계 현황'을 보면 서울아산병원을 제외한 네 곳(서울대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가톨릭서울성모병원) 모두 내진설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내진설계 대상인 장례식장과 주차장이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서울성모병원은 총 6개의 건물 중 본관을 제외한 별관, 간호기숙사, 근조부, 서비스센터, 연결통로 모두가 내진설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병원 내 모든 건물이 내전설계 대상인데 의생명연구원과 암병원을 제외한 본관, 어린이병원, 소아교수연구동, 장례식장 건물은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세세브란스병원의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중관1, 제중관2(본부), 제중관3(외래) 등 총 11개 건물이 내진설계 대상이었는데 그 중 4개 건물만이 내진설계 기준을 충족했다.
5대 병원은 국내 이용자수 상위 5개 병원을 말한다. 2015년 기준으로 서울아산병원이 55만5000명의 환자가 이용해 1위를 기록했다. 서울대병원 45만4000명의 환자수로 뒤를 이었다. 연세세브란스병원 역시 44만7000명에 이르는 환자가 이용했고 삼성서울병원과 가톨릭서울성모병원도 각각 41만4000명, 29만5000명의 환자수를 보였다.
인재근 의원은 "최근 우리나라 지진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주요 건축물들의 내진설계 현황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형병원 등 의료시설은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하는 만큼 내진설계에 있어서 미흡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