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지난 3월 14일 출시 당시 자동차, 골드바 등 각종 상품을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던 은행들은 고객들이 찾아와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ISA 가입자는 238만5137명이다. 출시 첫 달인 3월 120만4225명이었던 ISA 가입자는 이후 급감해 7~8월에는 신규 가입자 수가 1만명대에 그쳤다.
ISA는 소득에 따라 의무 가입기간(3~5년)을 채우면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해 순수익 200만~250만원까지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재테크 통장'이다. 1인당 전 금융사에서 1개만 만들 수 있어 초창기 은행들간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열기는 찾아볼 수 없다. A은행 직원은 "요즘 ISA 찾는 사람 거의 없다"며 "본사에서도 초반에는 할당까지 주면서 고객 유치하라고 했지만 이제는 신규 고객에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상품도 대부분 사라졌다. 은행 직원들은 현장에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저축은행 예금 상품만 추천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초반에는 ISA용 전략 상품이 있었는데 고객확보가 된 상황에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우대금리를 많이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수익성이 크지 않아 ISA용 신규 상품을 내놓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ISA계좌를 만드는 것은 금융사당 1개씩만 가능해 자행 고객으로 끌어들이면 이득이지만 ISA에 들어가는 상품은 타행 상품만 있어서 적극적으로 팔아야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시행 초반 불완전판매 논란 등이 제기되면서 은행들이 몸을 사리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 점검을 강화하면서 자칫 다른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C은행 ISA담당자는 "처음엔 은행들이 1인 1계좌만 가능해 고객확보가 자존심 싸움이었지만 상품면에서는 그렇게 보기 어렵다"며 "불완전판매로 걸리면 실적이 좋아도 저평가될 수밖에 없어서 오히려 마케팅을 소극적으로 하는 게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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