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ㆍ樂ㆍ衣' 테마로 문화콘텐츠 플랫폼사업, 조인선 모던한 대표
재즈ㆍ클래식ㆍEDM 접목 퓨전국악 선보여
"한식ㆍ한복 아우르는 브랜드로 키울 것"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전통도 충분히 멋지고 세련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음악과 미술, 음식, 술 등 한국 문화콘텐츠를 고루 담아 세계로 전달하는 새 그릇이 되고자 합니다."
아쟁 연주자 출신으로 전통예술 기획사 '모던한(modernㆍ韓)'을 이끌고 있는 조인선 대표(32)의 당찬 포부다. 낡고 오래된 것으로 치부되는 '전통'을 더욱더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그는 160여명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문화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전통예술 플랫폼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엔 '식(食)ㆍ락(樂)ㆍ의(衣)' 테마로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 '코리안스테이(Korean Stay)'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는 특히 이번 추석연휴가 끝나는 18일 전통음식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결합한 '한식스테이(HANSIK STAY)'를 라운지바 리버티에서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조 대표는 9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사무실에서 가진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흔히 전통을 오래되고 낡은 과거형의 단어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전통은 진화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협업)으로 '2016년형 전통'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전통에 대한 조 대표의 고민은 대학을 졸업한 2007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아쟁 전공 후 대학원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하고 2012~2013년 국악방송 문화사업부에서 근무하면서 국악계가 처한 현실의 벽을 절감했다.
조 대표는 "음악을 시작한 시점부터 전통이라는 단어를 수만 번 듣고 사용했지만 정작 수준이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를 국악계가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고민 끝에 그는 전통의 현대화라는 비전을 세웠고, 2013년 6월 '모던한'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모던한은 전통공연 기획과 연출, 프로모션을 주로 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제1회 막걸리의 날' 개막식 오프닝을 비롯해 한국ㆍ인도 수교 40주년 기념 공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개공식, 한복진흥센터 출범식 등 지난 3년간 정부부처, 국내외 기업 등의 행사기획을 100여 차례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전통 국악에만 치중하지 않고 클래식과 재즈, EDM 등 다양한 요소와 융합을 시도한 독특한 공연으로 음악 실력과 창의성 두 가지 모두를 인정받았다. 이 같은 강점을 발판 삼아 2014년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 그룹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하는 행운도 누렸다. 같은 해 8월엔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하며 기대되는 여성 CEO로 주목받았다.
올해는 공연 외에 한복 전시ㆍ디자인ㆍ판매사업과 막걸리 등 전통주 제조ㆍ판매, 퓨전한식 개발과 케이터링 서비스 등으로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문화창조아카데미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는 조 대표는 '코리안스테이' 캠페인 중 하나인 '한복스테이(HANBOK STAY)' 프로젝트에서 한복 가운(실내옷)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연말까지 시제품을 완성해 한옥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국내외 선수단에 한복 가운을 입히겠다는 목표를 안고 있다.
조 대표는 순조롭게 회사를 경영해온 비결에 대해 "대중의 입맛에 맞는 젊은 기획과 연출, 쉬운 해설로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국악에 대한 접근성을 낮춘 게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창의적인 기획과 실력만 있다면 국악도 충분히 대중화와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면서 "젊은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모던한을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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