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 발간
애플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전략은 '무선화'
자체 개발 무선 칩셋 W1 탑재 헤드폰도 출시 예정
"아이폰7을 시작으로 향후 모든 애플 기기 무선화 암시"
듀얼카메라 탑재는 AR 전략의 포석 분석도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애플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고 아이폰7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듀얼카메라 탑재, 이어폰 잭 제거, 무선 이어폰 에어팟 출시 등의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으나 기대만큼의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작과 디자인에서의 차별성도 부족해 실망한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 KT경제경영연구소는 11일 발간한 '아이폰7으로 엿보는 애플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7을 통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그리는 애플의 새로운 미래상을 분석했다.
홍원균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기대만큼의 혁신은 아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애플은 향후 애플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전략이 '무선(Wireless)'에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지향점이 디바이스(기기)의 무선화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단초는 3.5mm 이어폰 잭을 제거한 것이다. 애플은 이어폰 잭을 없애고 독자 표준인 라이트닝 포트로 이어폰 단자를 통합했다. 이와 함께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을 159달러에 별도로 판매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장삿속'이라고 혹평을 내놓았다.
하지만 KT경제경영연구소는 "이는 아이폰7을 시작으로 향후 모든 애플 기기의 무선화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암시하며 애플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사물인터넷(IoT) 전략의 포석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기를 무선화할 경우 애플 기기간 연동성을 높일 수 있고 기기로부터 발생하는 고객 데이터 채널을 다양화해 폭넓은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팀 쿡은 에어팟을 소개하면서 "디바이스의 무선화는 곧 애플이 구성한 미래"라며 선의 개념에서 벗어나 무선으로 가는 첫 시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에어팟에 블루투스가 아닌 애플이 자체 개발한 무선 칩셋인 W1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W1은 블루투스 기반에 몇몇 기능이 추가된 통신방식으로 보이며 향후 애플이 인수한 비츠오디오를 통해 W1 칩셋을 탑재한 무선 헤드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이는 애플이 향후 다양한 아이폰 전용 액세서리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기 및 앱스토어 수익에서 벗어난 전용 주변 기기를 통한 수익 다각화를 노리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잡스에 이어 CEO에 오른 팀 쿡은 취임 이후 그동안 폐쇄적이었던 플랫폼 정책을 개방해 IoT, 핀테크 등 신규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프로그래밍 언엉인 스위프트(Swift)를 오픈소스화했으며 올해 6월에는 음성비서 시리(Siri)의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했다. 이보다 앞선 2014년에는 헬스킷, 홈킷, 카플레이어 등의 플랫폼을 공개했다.
홍원균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팀쿡은 지난 9년간 아이폰을 중심으로 강화해온 하드웨어와 앱스토어, 홈킷, 헬스킷 등 소프트웨어 양축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넥스트 애플의 미래를 책임질 야심찬 계획을 구상했다"며 "2017년은 그 거대한 그림의 첫 단추가 끼워질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7플러스에 듀얼카메라를 탑재한 것은 증강현실(AR)로 가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보고서는 "듀얼 카메라는 카메라간 원근감을 통해 스마트폰 화면에 3D 공간을 구현하는 기술로 애플은 이를 통해 AR 기술에 대한 아이폰 아이폰 7 이용자들의 이용자들의 친밀도를 높여 향후 자사 AR 서비스 대중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최근 반년 사이에 AR과 관련된 5개의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더그 보면 버지니아 공과대학 컴퓨터 상호작용센터장 등 영입했다. 이는 이미 AR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됐다.
팀쿡은 지난 8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AR은 매우 흥미로운 핵심 기술이며 현재 애플도 AR 과 관련해 비밀리에 많은 것을 진행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은 이번 행사에서 애플워치용 '포켓몬 고(GO)' 게임을 선보이며 AR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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