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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기자의 Defence]북핵보다 더 위험한 북한의 핵물질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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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기자의 Defence]북핵보다 더 위험한 북한의 핵물질 관리 북한은 지난해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 핵물질 관리 실태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24점을 얻어 조사 대상 24개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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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9일 오전 5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핵무기 보유만큼 우려스러운 것은 핵물질 안전지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인공지진 규모로 미뤄 북한이 지난 1월 6일 이후 8개월여 만에 5차 핵실험을 단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입구에서는 최근 들어 미심쩍은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됐으며,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동향을 주시해 왔다.


문제는 북한의 '핵물질 안전관리'다. 미국 민간단체 '핵위협 방지 구상(NTI)'의 '2016년 핵물질 안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플루토늄·우라늄 등 핵물질 관리 실태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24점을 얻어 조사 대상 24개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핵물질 보유량과 보안 조치, 국제 규범, 국내법상 안전 조치와 이행 능력, 핵물질 도난 위험 요인 등을 평가한 조사에서 국제 규범 항목에선 아예 0점을 받았고, 국내법상 안전 조치에서는 4점을 얻는데 그쳤다. 핵물질 보유량과 도난 위험요인 항목도 이전 조사 때보다 각각 17점과 8점이 낮은 38점과 36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북한은 이 단체의 보고서가 처음으로 발표된 2012년과 2014년에 이어 지난해 3회 연속 핵물질 관리 상태가 가장 열악한 나라로 지목됐다.


이에 핵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시설보다 더 위험한 것은 방사능 누출 안전사고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시설에만 치중한 나머지 안전시설에 대한 기술은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보유한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장치로, 냉각수가 부족한 내륙 지방에서 원자로를 가동할 때 이용됐다.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 발전소들이 고리, 울진, 영광 등 물이 풍부한 바닷가에 위치해 냉각탑이 없지만, 북한의 영변과 같은 내륙 지방에서는 원자로 가동을 위해 냉각탑이 필수적이다. 핵분열이 일어나면 원자로가 뜨거워지며 이 원자로를 식히는 과정에서 수증기가 발생한다. 따라서 냉각탑에서 증기가 발생한다는 것은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이 가동을 중단한 뒤 북한의 합의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방식의 하나로 인공위성을 통해 끊임없이 냉각탑에서 증기가 발생하는지를 감시했다. 미국은 영변 원자로를 위성으로 감시하면서 연기가 나오는 기간을 통해 원자로의 가동 시간을 추정하고, 5MW급 원자로에 연료봉 8000개가 장전돼 운용되는 것을 근거로 북한의 플루토늄 추출량을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62년 1월 옛 소련의 지원으로 IRT-2000형 연구용 원자로를 착공하면서 영변 핵시설 건설에 착수했다. 이외에 임계시설 1기, 5MW급 실험용 원자로 1기, 사용 후 핵 연료로부터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화학실험실 1개소(1994년 건설 중단), 핵연료봉 제조시설 1개소, 핵연료 저장시설 1개소, 50MW급 원자력 발전소(1994년 건설 중단) 1기, 동위원소 생산가공 연구소 1개소, 폐기물 시설 3개소 등이 갖춰었다.


경수로도 문제다. 핵전문가들도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안정성을 지적해왔다.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을 전 세계에 공개한 핵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 핵시설의 안전성이 매우 긴급한 문제라고 경고한 바 있다.


헤커 박사는 이어 "북한이 지난 24년간 핵을 다루면서도 아직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는 것은 긍정적이 부분"이라고 소개하면서도 "안전문제가 국제 공조 등의 형태로 제대로 다뤄지지 않으면 자칫 가동 중에 방사능 유출에 따른 인근지역 오염 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은 경수로 건설과정에서 자체적으로 방사능 누출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현재 북한의 안전관리 기술로는 안전성에 커다란 문제가 생겨 또 다른 '방사능 공포'를 몰고 올 개연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안전에 비교적 취약한 것으로 지적돼 온 가압수형(PWR)의 일종인 러시아형 원자로(VVER)를 채택했을 개연성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자체 설계 능력이 있다 해도 효율보다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국제사회의 안전설계 표준(코드 & 스탠더드)을 지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5년에는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이 국정감사 질의자료에서 세계 최대 민간 군사정보 컨설팅업체인 영국의 '제인스 인포메이션 그룹'의 정보보고서를 인용해 방사성 누출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은 영변 핵 단지의 방사능 유출 사고에 대비해 북한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방사능 물질로부터 신체를 제한적으로 보호해주는 '칼륨 요오드 정'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영변 원전시설은 열악한 관리상태와 안전대책 미흡으로 핵 사고의 위험이 높다"며 "핵 사고가 나면 남한은 물론 일본, 중국 등 주변국에게도 피해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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