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대한항공이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을 지원하는 안건을 논의했다가 종결 짓지 못한 이사회를 9일 속개한다.
한진해운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해외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한진해운에 600억원을 대출해주는 안건을 의결한다.
대한항공은 전날 오전 8시부터 대한항공 서소문 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으나 배임 논란으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부채비율이 1000%가 넘는 대한항공이 회생여부가 불투명한 한진해운에 자금을 지원하면 주주들로부터 배임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의 요청에 정부와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요청을 사실상 거부한데 이어 한진그룹 차원의 자금지원 마저 제동이 걸리면서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무역협회 수출화물 물류애로 신고센터 피해접수 현황에 따르면 총 219개 기업에서 220건(7일 9시 기준)의 피해가 접수됐다. 신고 화물금액으로는 1억달러가 넘었다. 전날 대비 신고 건수는 27%가 증가했다.
한진해운에 화물을 선적한 화주는 8300여곳으로 화물가액은 140억달러(약 16조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에 수출 물량 20% 가량을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피해규모가 38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구 앞에서 떠돌고 있는 2척의 한진해운 선박에 2450만달러 상당의 디스플레이 제품과 1350만달러 등 총 3800만달러(약 416억원) 상당의 가전제품이 각각 실려있다.
중소 수출업체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원자재를 수입해 화장품을 생산하는 A사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운임 상승 부담을 안고 대체 선박을 찾았지만 추가 비용 투입으로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고, 과일 등 시급한 물량을 운송해야 하는 B사는 물량을 모두 폐기처분해야 하는 위기에 놓였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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