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몬트리올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 남서현씨,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촉구
[몬트리올(캐나다)=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7일 오후(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총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사회적연대를 통한 재난 극복 사례' 발표를 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단원고 학생 고(故) 남지현 양의 언니 남서현(25·사진)씨가 주인공. 남씨는 이날 발표 후 아시아경제와의 현지 단독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후 안산 지역 사회의 연대 활동이 유가족들의 상처 치유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세월호 특조위법 개정안을 야당이 직권 상정해 단독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다음은 남씨와의 일문일답.
- 세월호 유가족으로서 발표를 한 계기는?
▲ 서울시 사회적경제센터에서 주관하는 전략기획연수 차 지난 29일 캐나다로 왔고, GSEF 총회에서 '사회적연대를 통한 재난 극복 사례'를 발표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이 강제 종료되고 부모님들과 특조위 사람들이 단식을 해도 특별법이 개정되지 않는 등 힘든 상황에서 많이 망설였다. 아직도 내가 여기에 있는 게 맞는 지 헷갈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회적경제와 연대에 대한 지식과 타 국가의 재난 극복 사례를 배우고 직접 듣는 것이 앞으로 진상규명 활동이나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왔다.
-사회적경제와 세월호 참사가 언뜻 연관짓기 쉽지 않은데?
▲어떤 재난을 이겨 내는 데는 기업이나 정부, 시민 등 사회적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사회적 경제 또한 사회적 연대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에서 큰 재난을 당했던 일본과 필리핀 등과 함께 한국 대표로 초청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발표한 내용 외에 안산 지역 사회의 연대활동을 좀더 구체적 소개해달라.
▲참사 후 지역 사회의 복지관 네트워크가 '우리함께'라는 조직으로 전환되면서 유가족 형제ㆍ자매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심리상담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공부방, 음악방 등 일상적인 활동을 통한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해줬다. 지역 공동체가 유가족들과 함께 펼친 '안아주세요'라는 캠페인도 있었다. 304명의 희생자 이름을 되새길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 영상을 제작한 적도 있다. 정부의 대처와 대조적으로 안산 지역 사회에선 스스로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안전사회를 건설하자는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일어났다.
-세월호 참사의 사회적 치유를 위해 어떤 일들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지역 사회가 아무리 활동을 해도 사회적 치유는 안 된다. 첫번째 단계인 진상 규명 조차 어려운 상태다. 그걸 정부가 막고 있다. 인양도 올해 안에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정부나 언론들이 문제 제대로 해결을 하기 위해 뭘하고 있는가? 특조위 활동은 강제 종료됐고 마지막 청문회에는 증인들도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 특조법 개정안 처리가 어렵다지만 직권 사정도 있지 않은가?
-이번 GSEF 총회 참석ㆍ증언을 계기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생각인가?
▲전공이 지역 사회 개발 쪽과 관련이 깊다. 안산 지역에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활동을 하고 싶다.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 같은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
몬트리올(캐나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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