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온도감응 광역학 치료제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원격으로 온도를 조절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온동감응 광역학 치료제입니다. 항암치료법에 쓰이는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온도에 반응하는 온도감응 광역학 치료제를 이용합니다. 광역학 치료제는 광감작제(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항암효과를 보이는 화학물질)를 환자에 투여한 뒤 내시경으로 암 조직에 특정 파장의 빛을 쏘아 암세포만 사멸시키는 치료제를 말합니다.
기존의 광역학 치료제는 태양광에도 반응해 활성화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치료할 때 환자는 한 달 정도 빛이 차단된 암실에서 생활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랐습니다. 정상 조직에 잔존한 광감작제가 직사광선에 의해 활성이 되면 붓기와 통증이 발생하고 피부와 눈에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태양광 등의 부작용으로 환자에게 따르는 불편함을 없애고 항암 치료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온도감응 스마트 광감작제'를 만들었습니다. 온열항암치료법은 열에 약한 암세포의 성질을 이용해 약 45도의 온도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입니다. 치료는 암 근처의 피부에 온열 자극기를 접촉하는 방법으로 이뤄집니다. 연구팀은 온열항암치료를 할 때 암세포 부분만의 온도가 상승하는 것에 착안해 해당 광감작제를 개발했습니다.
생체적합성이 뛰어나고 온도 감응이 가능해 의약품 원료로 사용되는 고분자 다당류 물질인 하이드록실프로필 셀루로오스를 기존의 단분자로 이뤄진 광감작제와 접합했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온도감응성 스마트 광감작제는 체내 정상 온도인 37도에서는 빛을 받아도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온열항암치료를 할 때의 온도인 45도에서는 활성화돼 항암 치료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이번 연구는 나건 가톨릭대학교 교수 연구팀 등이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의 국제 저널인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8월18일자(논문명:Intermolecular Structural Change for Thermoswitchable Polymeric Photosensitizer)에 실렸습니다.
나건 교수는 "이번 성과는 기존의 광역학 항암치료에 새로운 광감작제로 쓰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바이오 온도 센서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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