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팀, '로돕신' 입체구조 규명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바다에 사는 박테리아가 어떻게 빛을 이용해 생존하고 자라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이 규명됐습니다. 해양미생물에 존재하는 이온수송 세포막 단백질의 구조와 작동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팀이 밝혀냈습니다.
지구 전체 바이오매스 생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해양생태계에서 미생물은 지구의 물질순환과 에너지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바다에 살고 있는 미생물 중 박테리아(세균)의 로돕신(광활성 이온 펌프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이식해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마음대로 조작하는데 쓰이는 로돕신의 입체구조를 규명했습니다. 구조 정보를 바탕으로 염소 수송(염소이온이 세포 안으로 이동되는 것)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습니다.
염소로돕신 펌프는 빛을 이용해 염소 이온을 세포 안으로 특이적으로 이동시켜 이온 농도의 차이를 형성시키고 이를 이용해 박테리아의 성장을 촉진시킵니다. 연구결과 염소로돕신 펌프는 염소 이온과 결합하는 부위의 아미노산 서열과 구조가 독특한 형태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염소이온을 수송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로돕신은 최근 뇌·신경 연구의 혁신적으로 이용되고 있고 태양의 빛에너지를 생체에너지로 바꾸는데 이온펌프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지구 생태계와 세포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조현수·김지현 연세대 교수 연구팀(시스템생물학과)이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8월24일자(논문명: Crystal structure and functional characterization of a light-driven chloride pump having an NTQ motif)에 실렸습니다.
조현수 교수는 "순수 국내 연구팀의 힘으로 7년 만에 막단백질의 구조를 밝혀냈다"며 "이번 연구결과로 지구 생명체의 빛에너지 이용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고 우울증, 간질 등 뇌·신경 연구에 사용되는 광유전학 등에 적용 가능성을 높여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