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진핑, 기후문제 협의했지만 사드·안보문제 '팽팽'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후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뤄냈지만, 안보와 관련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남중국해 문제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며 대립했다.

두 정상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3일 오후 항저우에서 4시간 이상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기후변화 문제를 제외하고는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미국의 사드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하는 사실을 강조하며, 미국 측에 중국의 안보전략적 이익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다"며 "관련 이슈는 대화와 논의로 풀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또한 시 주석은 지정학적 긴장감을 높이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바른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어 가기 위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와 함께 북한의 도발에도 우려의 뜻을 표한 것이다.

이와 관련된 오바마 대통령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신 그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에 국제중재 판결을 수용하도록 압박했다. 그는 "미국이 이 지역(남중국해) 동맹국 안보를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에 대해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양 정상은 중국의 종교 탄압 및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공식 비준했다. 중국과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의 38%를 차지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