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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힘의 질서...'여소야대' 신균형점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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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김보경 기자]국회 파행을 불러온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 파문 이후 여야간 힘의 신(新)균형점 찾기가 시작됐다. 20대 국회 개원협상을 통해 '협치'라는 공존의 규칙을 여야 모두 부르짖었지만,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여소야대 힘의 질서가 새로운 규칙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2일 국회는 어렵사리 합의한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처리하지 못한 채 강(强)대 강(强) 대치중이다. 전날 정 의장의 정기국회 개회사가 갈등의 직접적인 발단이다. 추경을 앞두고 여당의 보이콧으로 국회가 공전되면서 추석 전 지방자치단체 배부를 목표로 했던 추경 자금 집행과 심의가 끝난 지난해 국회 결산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정 의장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태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발언은 정치중립의무를 어겼다는 것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전날 의장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한 상황이다. 다만 추경 안 등이 처리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정 의장의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추경안이 급한 것을 누가 모르냐"면서 "정 의장이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회의장 사회권을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의장 개회사에 대한 입장을 요구받자 "특별히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여야간 힘의 균형은 정 의장의 개회사 이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상징적인 사건은 지난7월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결산안 야당 단독 의결이었다. 당시 여당이 당혹스러워했던 것은 홍영표 환노위원장이 국회의 관행으로 자리잡았던 합의처리 원칙 대신 표결에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상임위마다 표결처리를 할 경우 (다수를 점한) 야당의 밀어붙이기가 계속 될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환노위 문제가 아닌 국회 전체의 문제와 맞물렸다고 판단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반발했다. 당시에도 새누리당은 홍 위원장 사과를 요구하며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야당이 독주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사안들이 정기국회에 잔뜩 깔려 있다. 가령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경우 9월말에 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야당과 정 의장 등이 세월호특별법 등의 경우 직권상정 등의 방법을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산국회로 갈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예산안의 경우 12월2일이 지나면 의장에게 직권상정 권한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여야간 이견이 첨예한 세법(稅法) 역시 예산부수법안이라는 이름으로 직권상정 할 수 있다. 야당과 야당출신 국회의장이 마음을 먹을 경우 세법, 예산 등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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