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구청장 지난달 아들 결혼식 조촐하게 교회서 치른데 이어 지난 23일 모친 장례도 평소 입던 평상복으로 수의, 관은 10만원 상당 종이 관 사용 '작은 장례식' 치러 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사진)이 아들 결혼을 조촐히 치른 데 이어 어머니 장례도 조용히 치러 화제가 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장로인 문 구청장은 지난 7월 아들 결혼식은 외부에 알리지 않고 가까운 친척과 지인 등 30여 명을 초청해 조촐하게 교회에서 치렀다.
이어 문 구청장은 지난 23일 모친상을 연세대 장례식장에서 작은 장례로 치렀다.
모친상에는 평소 모친이 아끼던 평상복으로 수의를 하고 관은 10만원가량인 종이 관을 사용해 '작은 장례식'으로 진행했다.
문 구청장은 "자녀 결혼식의 경우 혼주로서 모든 행사를 직접 주관할 수 있었으나 어머니 장례는 형제가 3남3녀고 이들의 배우자도 있어 식사대접, 부의금 등에 대해 모두 의견을 모으기는 쉽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대문구는 올 3월부터 고비용 장례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작은 장례 문화 확산 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 운동은 먼저 고인 수의를 평상복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 장례문화에서는 평소 고인이 평소 즐겨 입던 옷을 수의로 사용했다.
하지만 값비싼 삼베 수의 사용이 장례비용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관도 친환경 종이 관이나 소박한 관을 사용하는 것이다.
관 가격이 효심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화장을 할 경우 하루 이틀만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비싼 관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서대문구는 당사자가 유언 형식으로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를 작성해야 자녀들이 고인의 뜻에 따라 편안한 마음으로 모실 수 있다며 서약서 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로 했다.
또 조문, 조화를 받지 않거나 식사 대접을 하지 않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우선 평상복 수의와 저렴한 친환경 관 사용을 적극 알려 나가기로 했다.
구는 작은 장례 문화 확산을 위해 앞으로도 민간기관과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실천 서약서 작성 운동과 인식 개선 강연을 추진할 예정이다.
나아가 작은 장례 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적은 비용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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