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취임 인사차 예방했다. 첫 상견례로 웃으면서 진행됐지만 야권 통합론이 오가면서 날카로운 신경전이 펼쳐졌다.
박 위원장은 추 대표와 사진을 찍은 뒤에 "21년 전 김대중 총재님을 찾아뵙고 입당하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 뵙게 되어서 무척 기쁘고 반갑다"면서 "우리는 얘기를 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면, 아니 눈빛을 보지 않아도 마음을 읽은 사이"라며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박근혜정권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건 돕고 야당으로서 견제할 것은 견제하자"고 말했다. 앞서 양당은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국민의당이 핵심증인 채택 주장을 철회한 것과 관련해 불편한 기류가 흐르는 상황이다. 박 위원장의 이같은 언급은 국정 파트너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추 대표는 전날 박 위원장이 페이스북 등을 축하의 뜻을 전하며 예전을 회상한 것을 언급한 뒤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추 대표는 곧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 마지막 유언이 꼭 통합해라 말씀이셨다"고 언급하면서 "통합해야 힘이 생기고, 통합해야 국민에 대한 책임일 다할 수 있다 그런 깊은 뜻이 담긴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 마음 누구보다 잘 읽을 줄 아는 박 대표이니만큼 꼭 통합해서 국민께 희망 드리는 장정이 시작되어야 할 거 같다"면서 "집 나간 며느리도 되돌아오게 하는 가을 전어처럼 당 통통하게 살찌우겠다고 약속드렸다. 다 그런 마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가 사실상 야권통합론과 이 과정에서 박 위원장의 역할론을 주장하자 박 위원장은 "처음부터 한방 먹인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양당 대표간의 이같은 기류는 이날 오전에 추 대표가 현충원에서 김 전 대통령을 참배한 것을 언급하는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박 위원장이 김 전 대통령에게 추 대표가 무엇을 말했는지 묻겠다고 하자, 추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제 말이 맞다고 해주실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자 박 위원장은 "글쎄"라면서 "대통령이 저를 더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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