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튀니지 평가전 뛰는 농구대표팀 허훈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올려요(UP)." "내려요(Down)."
허훈(21ㆍ연세대)은 진천선수촌에서 하는 남자농구대표팀 훈련 때마다 이 두 마디를 많이 한다. 대표팀 공격의 시작은 허훈이다. 공을 잡고 전개 속도를 정한다. 그가 외치면 동료선수들이 이에 맞춰 움직인다. 이 풍경은 29일과 3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하는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대표팀은 튀니지를 상대로 2016 아시아챌린지(9월 9~18일ㆍ이란 테헤란)에 대비해 경기력을 시험한다.
허훈은 지난달 23~31일 대만 뉴타이페이에서 한 제38회 윌리엄존스컵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여덟 경기에서 평균 7.3득점 4.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뛴 대회였다. 대표팀 선배들에게도 인정받았다. 최진수(27ㆍ오리온스)는 "(허)훈이는 워낙에 잘하고 있어서 특별히 말해줄 것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허훈은 "대표팀에는 나보다 잘하는 형들이 많기 때문에 형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많이 한다"고 했다.
허훈은 대표팀에서 패스를 많이 한다. 패스가 장점이다. 은희석 연세대 감독(39)은 "(허)훈이가 시야가 좋다"고 했다. 반면 아버지기도 한 허재 대표팀 감독(51)은 허훈의 슛도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허 감독은 "(허)훈이는 또래들에 비해 슈팅하는 자세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자세가 좋으면 슈팅 정확도도 높아지고 득점도 많이 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던져야 가능한 이야기다.
능동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허훈은 대표팀이 기대하는 차세대 가드. 경기를 하면 할수록 견제와 압박이 심해질 것이다. 이를 이겨낼 힘을 길러야 한다. 은희석 감독은 "대학 무대에서는 항상 상대팀 수비수들이 허훈을 잡는다. 이를 이겨내고 뚫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허훈은 튀니지와의 경기에서 출전시간을 많이 받을 것 같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 2016프로아마최강전(21~28일)의 영향이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대회기간에 '두집살림'을 했다.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면서 훈련과 경기를 했다. 허훈은 그나마 낫다. 김시래(27ㆍLG), 허웅(23ㆍ동부), 조성민(33ㆍkt)은 소속팀이 8강 이상 올라 소속팀 훈련을 더 많이 했다.
허훈은 김선형(28ㆍSK)과 함께 1회전에서 탈락했다. 대표팀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른 선수들보다 이틀 더 있었다. 평가전은 컨디션이 좋고 대표팀의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가 출전한다. 허훈은 지금 상황에서 선발 일순위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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