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TV에서 귤을 껍질째로 난로 위에 올려 구워 먹는 모습을 보고 생소한 귤의 섭취방법에 무슨 맛이 날까 궁금해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구워 먹으면 당도와 식감, 맛, 향 등이 생으로 먹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지는 과일이 많이 있다. 사과나 바나나를 구워 계핏가루를 살짝 뿌리거나, 맛이 제대로 들지 않은 복숭아도 소금을 조금 더해 구워 먹으면 샐러드나 빵과 함께 곁들여 먹기 좋아진다.
한창 제철을 맞은 수박도 그릴 팬에 자국을 내어 구워내면 라이코펜(Lycopene) 흡수율도 높아질 뿐 아니라 보기에도 좋은 새로운 식재료가 된다. 파인애플도 스테이크를 먹을 때 함께 구워 내면 가니쉬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뿐 아니라 고기를 소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파인애플에는 비타민이 풍부하기 때문에 요즘처럼 날씨에 쉽게 지치는 여름에는 피로를 회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통조림으로 가공된 파인애플은 생과에 비해 영양성분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이왕이면 생과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요즘에는 껍질을 손질하여 먹기 좋게 판매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필자의 경우 고기를 좋아하지만 체질적으로 소화는 잘 못 시키다보니 고기를 먹을 때에는 키위나 파인애플, 양파 등을 요리에 많이 활용하여 함께 곁들이곤 한다. 특히 햄버거는 빵과 고기를 함께 먹는 경우라 소화가 더 어려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햄버거를 너무 먹고 싶을 때는 하와이안 햄버거를 먹는다. 소화도 잘 될 뿐 아니라 파인애플의 상큼함과 단맛의 조화가 고기와도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파인애플의 과즙도 풍부해 탄산음료를 곁들이지 않아도 콜라나 사이다 생각이 나지 않으니 이 또한 좋은 점이다. 오늘, 가정에서 파인애플을 곁들인 햄버거로 여름더위에 잃었던 입맛도 되찾고 소화도 잘 되는 간식을 즐겨보자.
하와이안 햄버거
주재료(2인분)
양파 1/6개, 다진 쇠고기 200g, 베이컨 2장, 파인애플(통조림) 2개, 양상추 2장, 슬라이스 치즈 2장, 햄버거 빵 2개, 식용유·머스터드소스 적당량씩
쇠고기 양념 재료
빵가루 3, 우유 1, 너트메그·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 요리 시간 20분
1. 양파는 다져 다진 쇠고기와 함께 볼에 넣고 빵가루, 우유, 너트메그,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간한 후 동글납작하게 빚어 패티를 만든다.
2. 프라이팬을 달구어 베이컨과 파인애플을 노릇하게 굽는다.
3. 2의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햄버거 패티를 굽는다.
4. 햄버거 빵에 머스터드소스를 바르고 양상추, 패티, 파인애플, 베이컨, 슬라이스 치즈를 얹은 후 햄버거 빵을 덮는다.
글=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 경영학과 겸임교수 송민경, 사진=네츄르먼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