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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재벌 2세, '2030' 그들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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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아버지 그늘서 벗어나 스스로 창업…아버지 보호막 아래서 경영수업 받는 이도

인도 재벌 2세, '2030' 그들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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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인도의 부호들이 나이 60대를 훌쩍 넘겨 후계자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인도에는 여전히 가족경영 기업이 많아 기업 승계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버지의 순자산이 20억달러(약 2조2930억원)를 웃돌고 대중 인지도가 높은 35세 이하 재벌 2세들 가운데 주목할만한 인물 몇몇에 대해 최근 소개했다. 이들 중 일부는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의 보호막 아래 들어가 경영수업을 받는 2세도 있다.


이샤 암바니와 아카시 암바니: 인도 최고 부자 무케시 암바니의 쌍둥이 자녀로 25세다. 아버지는 이들 쌍둥이 남매를 시장가치 420억달러의 복합기업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스의 '미래'로 훈련시켜왔다.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스는 기본 사업인 에너지ㆍ정유를 넘어서 소비자 사업으로 진출 중이다.

쌍둥이 남매는 2014년 릴라이언스리테일벤처스와 신생 릴라이언스지오인포컴의 이사로 임명됐다. 올해 안으로 영업에 들어갈 릴라이언스지오는 모그룹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스로부터 200억달러 이상을 끌어들였다. 릴라이언스지오는 앞으로 인도의 70%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4세대(4G) 모바일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바 있는 이샤는 그룹의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을 패션 소매업체 '아지오'로 떼어내 올해 출범시켰다. 쌍둥이 남매는 아버지의 집무실이 자리잡은 릴라이언스코퍼레이트파크에 개방형 사무공간 문화를 도입했다.


인도 재벌 2세, '2030' 그들이 움직인다 로슈니 나다르(사진=블룸버그뉴스)

로슈니 나다르: 34세로 정보기술(IT) 업계의 억만장자인 시브 나다르의 외동딸이다. 로슈니는 상장사 HCL테크놀로지스와 HCL인포시스템스를 거느린 70억달러 규모의 모기업 HCL코프에서 최고경영자(CEO) 겸 상무이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영국의 뉴스 채널 스카이뉴스에서 프로듀서로 일하다 2008년 귀국했다.


HCL코프는 로슈니가 사령탑에 오른 뒤 본업인 IT 부문 너머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HCL헬스케어는 미국의 의료법인 존스홉킨스메디신인터내셔널(JHI)과 손잡고 인도에서 틈새인 가정의학과 시장을 파고들 예정이다. HCL탤런트케어는 기술ㆍ금융ㆍ보험ㆍ헬스케어 부문 인력 훈련으로 기술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로슈니는 시브나다르재단의 이사이기도 하다. 재단은 대학, 기술 전문학교, 일반 학교, 비디야지얀 아카데미를 설립해 가난한 지방 학생들의 자립 지원에 나서고 있다. 로슈니의 목표는 균등한 기회 제공으로 누구든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는 "비디야지얀에서 미래의 총리와 노벨 수상자가 배출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인도 재벌 2세, '2030' 그들이 움직인다 아다르 푸나왈라(블룸버그뉴스)

아다르 푸나왈라: 인도에서 7번째로 돈 많은 부호인 시루스 푸나왈라의 아들이다. 35세인 아다르는 서로 어울릴 법하지 않은 두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 백신 제조업체인 시어럼인스티튜트오브인디아와 내로라하는 종마(種馬) 사육장이 바로 그것이다.


영국 런던 소재 웨스트민스터 대학 경영학과 출신인 아다르는 시어럼의 영업무대를 140개국으로 넓혔다. 시어럼은 현재 세계 3대 백신 제조업체다.


푸나왈라 집안이 보유한 81만㎡의 종마 사육장은 지금까지 우승마 343필을 배출했다. 지난해 푸나왈라 집안은 뭄바이에 있는 옛날 '마하라자(왕)'의 대저택을 1억2000만달러에 매입했다. 이전까지 미국 영사관으로 사용됐던 마하라자 대저택은 지금 푸나왈라 집안의 주말 별장이다.


아다르는 자동차 맞춤 개조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는 아들이 "배트맨과 배트맨의 자동차 '배트모빌'이 정말 있느냐"고 묻자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를 영화 속의 날개 달린 배트모빌처럼 개조해 아들에게 보여줬다.


앞으로 7년 안에 시어럼의 매출을 현재의 3배인 1200억루피(약 2조4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변형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게 아다르의 꿈이다.


인도 재벌 2세, '2030' 그들이 움직인다 카빈 바르티 미탈(사진=하이크메신저)

카빈 바르티 미탈: 아버지 수닐 바르티 미탈의 사업가 기질을 그대로 물려 받은 28세 청년이다. 아버지 수닐은 인도 최대 이동통신업체 바르티에어텔을 창업한 인물이다. 그는 18세에 자전거 크랭크축을 만들고 일본 스즈키의 이동식 발전기를 수입해 팔았다.


카빈은 20세에 모바일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업체인 앱스파크를 창업했다. 앱스파크는 2009년 아이폰 '무비스 나우'를 선보였다. 무비스 나우는 극장표 예매용 앱이다.


카빈은 2012년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 업체 하이크메신저를 출범시켰다. 하이크메신저 이용자는 2014년 6월 이미 2000만명을 넘어섰다. 10대가 부모 몰래 수다 떨면서도 채팅 내용을 감출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하이크 메신저는 카빈의 아버지가 창업한 복합기업 바르티엔터프라이지스와 일본의 소프트뱅크로부터 2100만달러를 끌어 모았다. 그로부터 두 달 뒤 헤지펀드 업체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가 하이크메신저에 65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룹 채팅과 파일 공유가 가능한 하이크메신저 이용자는 올해 초반 1억명을 돌파했다.


자동차 경주팀 매클래런 레이싱, 구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인턴으로 일한 바 있는 카빈은 아이디어로 돈을 벌 줄 아는 인물이다.


인도 재벌 2세, '2030' 그들이 움직인다 아난드 피라말(사진=피라말그룹)

아난드 피라말: 31세로 억만장자 아자이 피라말의 아들이다. 그는 2011년 아버지가 이끄는 그룹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아버지가 운영하는 헬스케어, 유리 제조, 펀드운용 부문에서 일한 게 아니라 피라말부동산을 아예 설립했다.


아난드는 여느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달리 사업 확대, 해외 진출이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뭄바이 및 그 인근 지역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인도에 두바이의 에마르, 홍콩의 순훙카이(新鴻基) 같은 내로라하는 부동산 개발업체가 없다"고 인정한 바 있다. 피라말부동산이 현재 개발 중인 부지는 140만㎡에 이른다. 그러나 마무리된 프로젝트는 아직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미국 뉴욕 소재 사모펀드 업체 워버그핀커스와 골드막삭스는 지난해 4억1700만달러 상당의 피라말부동산 지분을 사들였다.


인도에서 채권단은 빚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자산 매각을 촉구해 돈 많은 개발업체들에 기회를 열어주곤 한다. 아난드는 "아버지로부터 날쌘 고릴라처럼 신속히 움직이되 자본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고 떠올렸다.


그룹 CEO인 아난드는 전략 결정에서 기발한 해법을 찾아내곤 한다. 그 가운데 하나는 주택 매입자에게 완공 후 집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사로 다시 넘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포화상태인 인도의 주택시장에서 이는 파격이 아닐 수 없다.


알록 샹비: 인도에서 두 번째로 돈 많은 딜립 샹비의 아들로 언론 노출을 매우 꺼리는 인물이다. 인도의 1세대 기업가인 딜립은 1980년대 서(西)벵골주 콜카타에서 의약품 배급업으로 시작해 인도 최대 제약사 선파머수티컬인더스트리스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선은 경쟁사인 란박시제약과 이스라엘의 타로제약을 인수해 매출 규모 42억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복제 의약품 제조업체로 거듭났다.


아버지의 사업가 DNA를 물려 받은 알록은 PV파워텍 설립에 나섰다. PV는 유럽ㆍ아시아ㆍ아프리카에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온 업체다. 아버지 딜립은 제약과 관련해 공식 교육을 전혀 받은 바 없다. 그러나 알록은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했다.


알록은 선에서 해외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타로의 이사로도 활동하다 2013년 7월 사임했다.


아나니야슈리 비를라: 억만장자인 아버지 쿠마르 비를라가 가문의 강압에 못 이겨 복합기업 아디티야비를라의 회장으로 취임한 1995년 그는 겨우 28세였다. 그의 장녀 아나니야슈리가 경영일선에 기꺼이 나섰을 때 나이는 17세였다.


2013년 아나니야슈리는 소액 대부업체 스바탄트라마이크로핀을 출범시켰다. 스바탄트라는 가난한 농어촌 여성들에게 소액의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업체다. 이들 여성은 대출 받은 돈으로 재봉틀을 사거나 기름에 튀긴 둥글넓적한 인도 전통 빵을 구워 판다.


현재 쿠마르가 이끄는 아디티야비를라의 시장가치는 410억달러다. 아디티야비를라는 시멘트ㆍ알루미늄ㆍ의류를 제조하고 이동통신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러나 아나니야슈리는 아버지 그늘 밑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하고 소액 대출업에 뛰어들었다. 소액 대출 부문은 이따금 고금리, 대출 받은 이들을 자살로 몰고 가는 악덕 추심으로 문제가 되곤 했다.


스바탄트라 지점은 지금까지 50개로 확대됐다. 지난 4월 말 현재 스바탄트라는 8만명에게 2000만달러를 빌려준 상태다. 현재 21세인 아나니야슈리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학ㆍ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고급 전자상거래 포털 개설을 준비 중이다. 여기서 구하기 힘든 세계 전역의 수공예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M파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M파워는 정신장애인들을 돕는 자선단체다.


아나니야슈리는 인도에서 알아주는 수준급 체스선수다. 기타 연주와 문신은 독학으로 습득했다. 그의 왼쪽 팔에는 '정복(Conquer)'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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