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중소기업인 현장 간담회' 열어…대기업 불공정행위 근절 위한 공정거래법 강화 등도 요청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소기업계가 부실 대기업에 묶여 있는 인력과 자금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전환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 실시를 계기로 자금과 인력이 대기업에 묶여 있는 것을 방지하고 중소기업으로 인력과 금융자원이 선순환 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중소기업인 현장 간담회'가 열렸다. 당대표 취임 이후 중소기업계와 첫 정책 간담회로 중소기업의 현안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바른경제' 구축을 통한 경제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이정현 당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기재부ㆍ고용부ㆍ국토부 차관, 금융위ㆍ공정위 부위원장, 중기청장, 특허청 차장, 법무부ㆍ산업부 실장 등이 참석했다. 중소기업 대표로는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규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이정현 당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당대표 취임 전 '중소기업ㆍ소상공인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전국을 누비며 중소기업의 현안을 현장에서 청취하고 해결하는 등 업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며 "경제성장률 둔화와 높은 실업률 등 국가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용'과 '수출'에서 성장엔진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고질적 문제를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불합리한 관행은 기업인의 입장에서 우직하게 제도 개선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며 '중소기업계의 머슴'을 자처했다.
참석자들은 대기업 구조조정 상시화와 협력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를 건의했다. 대기업은 퇴출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부실 대기업의 연명을 위해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자율협약 체결 이후 지난해 국책은행이 4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STX조선도 산업은행이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최근 법정관리를 개시했다.
최근 정부는 부실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 직접출자 1조원과 펀드 조성 11조원으로 이뤄진다. 이 방안에는 중소기업 성장 동력 확충을 목적으로 하는 중소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의 지급보증까지 포함된 상황이다.
중소기업계는 정책자금이 부실 대기업 지원에 집중되면서 비효율적 자원 배분이 야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부실 대기업 지원에 사용되는 정책자금의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최근 부실 대기업 지원을 위한 자본확충 방안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관까지 참여해 중소기업 성장동력 확충지원 기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상시 대기업의 이익은 사유화되나 위기시 손해는 사회화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은 은행을 통해 상시화 돼 있고 실제로 퇴출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원샷법 관련 위원회 구성시 중소기업 전문가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실 대기업의 미지급 하도급 대금 우선변제를 위한 제도 마련도 건의했다. 회생ㆍ파산시 원사업자의 협력업체에 대한 미지급 하도급대금인 매출채권을 '공익채권'과 '재단채권'으로 분류해 우선적 변제하는 방안이다. 자율협약ㆍ워크아웃 대기업 경영위기 가시화 시 중소기업의 매출채권을 우선적으로 변제하도록 '하도급법'등에 법적 근거 마련을 요구했다.
매출채권 미회수로 인한 재무제표 악화시 금융기관의 여신회수를 방지하고 대기업 구조조정에서 국책은행의 역할을 축소함으로써 대규모 공적자금투입 방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기업도 중소기업처럼 시장원리에 따른 퇴출을 유도하자는 요구다. 부실 대기업 지원을 위한 '국책은행자본확충펀드'에서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기업은행(대출)과 신용보증기금(지급보증)의 역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밖에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재검토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중소기업 협동조합 공통 연구개발(R&D) 지원 ▲산업용 전기 토요일 경부하요금 상시화, 뿌리산업 전기요금 농사용 수준으로 인하 ▲중소기업 특허공제 도입 ▲소기업 공동사업제품 추천제도 활성화 ▲콘크리트믹서트럭 수급조절 대상 제외 등 중소기업 주요 현안의 개선을 요청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대기업에 편중된 금융과 인력 자원을 바로 잡아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과 신산업, 그리고 서비스 산업 발전에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며 "바른 경제를 통해 국민들이 희망을 품고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정책에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잘 반영돼 우리 중소기업에게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국가와 경제를 만들어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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