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모는 결혼하지 않고 본인 의지로 아이를 낳거나 입양해 키우는 여성을 의미합니다. 외국에서는 '초이스맘(Choice Mom)'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국내에선 조금 생소한 말이죠.
사실 외국에서도 '초이스맘'이라는 단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불과 10 여 년 전입니다. 미키 모리셋이라는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여성이 자신의 저서에 언급하며 이 말이 두루 쓰이기 시작했죠. 미키는 정자은행을 이용해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둔 비혼모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가장 잘 알려진 비혼모는 헐리우드 배우 조디 포스터겠죠. 그녀에게는 아버지가 밝혀지지 않은 두 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찰스 포스터와 크리스토퍼 포스터. 그녀는 한 남성과 '만남'의 시간을 가진 후 임신했다며, 훗날 아이들이 21살이 됐을 때 아이의 아버지를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 향상에 힘입어 이러한 선택을 하는 여성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데요. 최근 모 매체는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어 하는 한 40대 미혼여성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그녀는 본인의 재력과 양육 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비혼모가 정자은행으로부터 정자를 기증받는 것은 불법입니다. 정자은행을 이용하려면 결혼해서 남편과 정자 제공자의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또 정자 제공자가 기혼이면 그 부인에게도 동의를 구해야 한다네요. 의료인이 법을 어기고 인공수정 시술시 최대 3년형을 살 수 있습니다.
외국 역시 비혼모에게 정자를 기증하는 데 대해서 제약이 심한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로 나뉩니다. 프랑스는 비혼남녀나 동성애자에게 정자, 난자를 기증할 수 없구요. 독일에서도 비혼인에게 정자를 기증하는 건 불법입니다. 반면 스웨덴에선 미혼여성에게도 정자를 기증하는 게 가능합니다. (한겨레 2016. 8.2 보도)
이외에도 비혼모들이 아이를 갖기 위해선 넘을 산들이 많습니다. 우선 비혼 한부모 가정의 공식통계를 내기 힘들어 지원 정책을 세우기 힘듭니다. 유럽의 각종 통계를 조사하는 '유로스탯(eurostat)'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는 비율은 프랑스와 스웨덴이 각 55%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자발적인 '비혼모'에 대한 통계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없습니다.
전통적인 유교 관념이 투철한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의 붕괴 등을 문제 삼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이들이 많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버지 없이 살아야 할 아이의 입장도 헤아려 주어야 하겠죠.
아이를 갖는다 해도 육아에 막중한 책임과 스트레스가 따라 다닙니다. 미국의 비혼모 전문가 제니퍼 울프는 '비혼모가 되려는 당신에게 던지는 10가지 질문'을 제시했습니다.
1. 아이가 밤에 아플 때 전화할 이가 있나?
2. 충분한 경제적 여유를 갖췄는가?
3. 비혼모가 된 이유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4. 당신이 가진 엄마로서의 장점은 무엇인가?
5. 당신이 고쳐야할 단점은 무엇인가?
6. 당신은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는가?
7. 무엇으로 그 스트레스를 진정시키는가?
8. 당신의 가족, 친구와의 거리는 어느 정도로 둘 것인가?
9. 예상하는 육아의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며 그 대비책은?
10. 수많은 이들의 질문과 조롱에 맞설 수 있는가?
이 모든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지만 비혼모가 되려면 보다 큰 자신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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