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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조국 버렸다고?" 올림피언의 귀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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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조국 버렸다고?" 올림피언의 귀화 이야기 루스 예벳[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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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봉근 인턴기자] 지난 15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육상 여자 3000m 장애물 결승전. 루스 예벳(20)이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예벳은 바레인에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예벳은 2013년 케냐에서 바레인으로 귀화한 선수다. 예벳은 경기 후 "내가 만약 케냐에 있었다면, 올림픽에 나갈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고 했다.

예벳 처럼 리우올림픽에서 출전한 귀화 선수들은 많다. 육상종목에 출전한 귀화 선수만 여든다섯 명이다. 국적을 바꾼 이유는 다양하다. 꿈·사랑을 쫓은 이도 있고 돈을 벌려는 선수도 있다.


세계육상연맹(IAAF)은 귀화 선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세바스티안 코 IAAF회장(60ㆍ영국)은 "지금처럼 귀화 선수가 많다면, 귀화 규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스포츠 언론 '데드스핀'은 지난 15일 "만약 당신의 나라가 돈이 많다면, 올림픽 메달을 살 수 있다"며 "카타르, 바레인과 같은 나라는 선수들의 애국심을 돈으로 산다"고 했다. 핸드볼 선수 발렌틴 포르테(26·프랑스)는 지난 9일 야후 스포츠와 인터뷰하며 "우리는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경기를 뛴다. 하지만 카타르 선수들은 돈을 벌기 위해 경기한다"고 했다. 카타르는 리우올림픽 선수단 서른아홉 명 중 스물세 명이 귀화선수다.


모든 선수들이 돈을 이유로 귀화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은 스포츠맨으로서, 인간으로서 더 중요한 가치를 위해 귀화를 선택한다.

[리우올림픽] "조국 버렸다고?" 올림피언의 귀화 이야기 에런 쿡[사진=에런 쿡 페이스북]


에런 쿡(25)은 태권도 80㎏급에 출전한다. 그는 세계랭킹 2위지만 조국인 영국 대표로 선발되지 못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준비과정에서 영국올림픽협회(BOA)와 불화가 있었다. BOA는 '쿡이 단체훈련에 불참하고 따로 개인훈련을 한다'는 이유로 쿡을 대표팀에서 제외했다. 런던올림픽에도 나가지 못했다. 이후 쿡은 영국령의 맨 섬(Isel of Man)으로 귀화해 국제대회에 나섰다. 하지만 맨 섬은 올림픽 출전권이 없었다.


쿡은 2015년 몰도바 국적을 택했다. 그는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계정(SNS)에 "조국을 대표하지 못해 매우 실망스럽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타고난 격투가고 내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 나는 이제 몰도바를 대표해 새로운 여행을 시작한다"라 했다.


다키자키 구니아키(39)는 올림픽 육상 마라톤에서 캄보디아를 대표한다. 그는 나라 뿐 아니라 직업도 바꿨다. 다키자키는 원래 '네코 히로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일본인 '코미디언'이었다. 지난 2008년 한 방송에서 도전과제로 마라톤 풀코스를 뛰었다. 이후 2009년 방송에서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나가면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귀화를 추진했다.


다키자키는 2011년 캄보디아로 귀화했다. 지난 5월 캄보디아 마라톤 선발대회에서 우승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다키자키의 최고기록은 지난해 도쿄마라톤대회에서 쓴 2시간27분48초다. 다키자키는 일본 '아사히신문'과 인터뷰하며 "캄보디아에 감사하다. 코미디언이 아닌 마라토너로서 진지하게 올림픽에 임하겠다"고 했다.


옥사나 추소비티나(41)는 아들을 위해 귀화했다. 옥사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독립국가연합(CIS)소속으로 출전해 기계체조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그 뒤, 우즈베키스탄 국적으로 1996년 애틀랜타·2000년 시드니·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다.


옥사나는 1999년에 아들 알리셰르를 낳았다. 2002년, 알리셰르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옥사나는 ‘아들의 치료비를 지원해주겠다'고 제안한 독일로 귀화했다. 독일 대표로 2008년 베이징·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다. 옥사나는 2008년 인터뷰에서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옥사나는 리우에서 다시 조국으로 돌아왔다. 옥사나는 우즈베키스탄 국기를 달고 지난 15일 리우 올림픽 아레나에서 한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 출전해 7위를 기록했다.

[리우올림픽] "조국 버렸다고?" 올림피언의 귀화 이야기 장금영[사진=김현민 기자]


장금영(36)은 사랑을 찾아 중국을 떠나 한국에 왔다. 2004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친선사격대회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장거리 연애 끝에 지난 2006년 결혼했다. 2009년 6월 27일 한국국적을 취득해 리우올림픽에 나섰다. 장금영은 지난 11일 리우 올림픽 사격센터에서 한 리우올림픽 사격 여자 50m 소총 3자세(앉아 쏴·엎드려 쏴·서서 쏴)에 출전해 35위를 기록했다.




신봉근 인턴기자 hjkk165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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