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경기도립국악단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특별한 성인식을 가진다. 오는 27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는 '천년의 소리, 일곱 빛깔로 피우다'이다.
국악관현악을 구성하는 가야금, 거문고, 대금·소금, 피리, 해금, 아쟁 등 악기별 모두 일곱 파트로 구성된 공연이다. 계성원, 김대성, 김만석, 김성국, 박위철, 이경섭, 최용석 등 작곡가 일곱 명이 함께 해 음악적 깊이를 더한다.
경기도립국악단의 핵심사업인 '치세지음'의 서막을 여는 무대이기도 하다. 치세지음이란 음계와 조성의 변화가 어려운 국악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한 프로젝트다. 현 시대에 맞는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악기를 개량하고, 지난 1월부터 1000페이지에 달하는 연습교본을 직접 제작 및 연습했다.
가야금 파트 '줄굿'은 굿판에서 잔치를 벌이는 듯 흥겨운 음악을 전한다. 경기도 당굿 장단을 현대적으로 변주한 25현 가야금 합주곡이다. 줄의 노래, 줄의 춤 등으로 악상을 표현했다.
거문고 파트 '개굴개굴'은 개구리 울음소리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곡이다. 작곡가 김대성이 현장에서 느낀 소리가 음악적으로 재미있게 표현된다.
해금 파트 '판산조'는 극적 연결을 이끄는 판소리와 산조의 긴장과 이완이 특색이다. 가장 넓은 음역으로 전하는 극적 선율이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피라 파트 '해방'은 자유와 해방을 갈구하는 삶에 대한 성찰이 담겼다. 전통음악의 매력을 그대로 담으면서 연주자 열 명이 9성부로 나뉘어 각자의 소리를 조화롭게 낸다.
대금과 소금 파트 '개미들의 행진'은 동서고금의 유명한 소설가, 과학자 등 모두가 한 번씩 주목하고자 했던 개미들의 세상을 상상한 곡이다. 작곡가와 연주자의 긴밀한 협업과 개량된 전통 대금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성악 파트와 사물놀이 파트가 어우러지는 이야기소리 '검정개미 탄생설화'도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창작 판소리로서 주목받고 있다. 검정개미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을 민요, 합창, 도창, 아니리 등으로 풀어낸다.
경기도립국악단은 1996년 8월 창단됐다. 관현악을 기본으로 경기민요, 판소리 등 성악과 사물놀이 팀 등 단원 80명으로 구성됐다. 경기도 서른한 시·군을 아우르는 초청공연과 수준 높은 정기공연을 제작 보급해 국악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