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화 인턴기자]
장혜진(29·LH)은 금메달을 확정하고 감격에 눈물을 글썽였다. 절치부심. 4년 전 런던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아픔을 딛고 만들어낸 승리였다.
장혜진은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독일의 리사 운루흐를 세트점수 6-2(27-26 26-28 27-26 28-27)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8일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이다. 준결승에서는 런던올림픽 2관왕인 기보배(28·광주시청)를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즐기는 자가 진정한 승자. 장혜진은 바람이 많이 부는 악조건 속에서도 게임을 즐기자는 각오로 한발 한발 쐈다. 그는 “무엇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힘들었는데 순간순간 게임을 즐겼다는 것에 정말 만족하고 그럼으로써 좋은 결과가 따라와서 기쁘다”고 말했다.
2관왕에 오른 장혜진의 머릿속에는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스물아홉, 늦은 나이에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장혜진은 4년 전 런던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1점 차이로 4위에 올라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는 “지금 까지 선발전 했던 것도 생각나고, 런던올림픽 예선의 4등이라는 꼬리표가 씻겨나가는 후련함을 느꼈다”고 했다.
한국에서 리우올림픽 세트장과 동일한 시설을 준비해놓고 연습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합의 긴장감을 덜은 것이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혜진을 포함한 올림픽 팀은 태릉선수촌 내 양궁경기장을 리우 현장과 최대한 가깝게 꾸며 시뮬레이션에 돌입했다. 사선과 표적, 라이트 조도 등 지난해 9월 프레올림픽과 올해 1월 상파울루 전지훈련을 통해 알게 된 현장의 요소가 반영됐다.
그러나 장혜진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이었다. 그는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니까 자신 있게만 쏘자”고 되뇌었다. 우승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경기는 남북대결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16강전을 꼽았다. 그는 “첫 남북대결이다보니까 한국에서 많은 이슈가 되서 관심과 주목을 받아 조금 부담됐다. 은주가 첫발에 10점을 쐈지만 자신 있게 쏘자는 말을 계속 되뇌면서 했다”고 말했다.
이윤화 인턴기자 y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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