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전당대회 참석은 핵심변수가 될 수 있을까.
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4차 전대 현장을 박 대통령이 찾으면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대통령은 2년 전인 7·14 전대 때도 현장을 찾아 당의 화합과 통일을 당부했었다.
당시 전대에선 비박(비박근혜)계 김무성 전 대표가 조직력을 앞세워 친박(친박근혜)계 서청원 의원을 1만 4000표 이상으로 크게 눌렀다.
이날 전대에는 이정현·이주영·한선교 의원 등 친박계 혹은 범친박계 후보 3명과 비박계 단일후보로 나선 중도성향의 주호영 의원이 당대표 자리를 놓고 겨뤘다.
박 대통령의 방문이 관심을 모으는 건 이날 대의원들의 현장투표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전대 분위기는 막판 표심에 충분히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이번 전대는 당대표 경선과 최고위원 경선이 따로 치러진다.
앞선 전대의 1인 2표제와 달리 1인 1표제가 적용되는 당대표 선거는 현장 분위기에 민감하다. 현장에는 개막 전 보고 기준으로 9135명의 대의원 가운데 5720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추정되는 대의원 투표율은 62.6%이다.
이는 앞선 두 차례 전대의 대의원 투표 67~74%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하지만 친박계 이정현, 범친박계 이주영, 비박계 단일후보인 주호영 후보가 한 치 앞을 볼 수 없도록 맞붙은 혼전 속에선 충분히 당락을 뒤바꿀 수 있다.
앞서 지난 7일 치러진 선거인단 투표에선 33만 7375명 중 6만 9817명이 참여해 20.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전대에서 대의원을 포함한 선거인단 투표 70%에 국민여론조사 30%를 더해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날 전대 분위기는 박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사회자가 '박·근·혜'를 연호하는 등 후끈 달아올랐다. 객석과 연단에선 모두 1년 6개월 남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연단에 오르기 전 단상 밑의 당대표 후보 4명과 모두 손을 맞잡으며 인사했다. 판세가 불확실한 가운데 대통령의 작은 움직임 하나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이나 행동을 보이진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전반적인 분위기상 친박계는 상당 부분 득을 보았을 것이란 설명이 가능하다. 이는 친박·비박이 맞붙어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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