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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는 과학에 사랑을 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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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방지공로로 정부 포장받은 김숙녕 강동경희대병원 간호본부장

"간호는 과학에 사랑을 더한 것" ▲메르스 방지 공로로 정부 포장을 받은 김숙녕 강동경희대병원 간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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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얼른 가서 도와야 한다. 절대 환자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

40년 넘게 간호사 생활을 하고 있는 김숙녕 강동경희대병원 간호본부장의 '간호 철학'이다. 김 본부장이 지난달 29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포장을 받은 것도 이 철학이 밑바탕이 됐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혈액 투석실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1인 1투석실'을 구축했다. 간호사를 배치해 업무를 총괄하고 철저한 시설환경 관리 등으로 메르스 확산 방지에 나섰다.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메르스 악몽'은 아직 우리에게 잊히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1년 전, 강동경희대병원도 '메르스 악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외래에서 온 투석 환자가 감기 등의 증상이 있었다. 검사 결과 메르스 감염으로 판명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혈액 투석환자의 사망률이 매우 높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왔다. 투석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환자에게 감염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았다."


1년 전 기억을 되살리면서 김 본부장은 긴급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투석실에 있던 환자들을 병실로 옮겨 입원시켰다. '1인 1실'을 만들고 병원에 있던 투석기를 모두 수배해 각 병실에 배치했다. 투석 환자들은 "왜 우리를 입원시키느냐"며 반발했다. 투석실에 있던 간호사들도 격리됐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환자들은 반발하고 간호사들은 지쳐갔다. 주변의 시선도 따가웠다. 강동경희대병원 마당만 밟아도 감염된다며 멀리 하는 사람도 많았다.


김 본부장은 "어느 순간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메르스 사태가 끝나지 않고 영원히 어둠의 터널에 갇힐 수 있겠다는 절망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젊은 간호사들은 집에 가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김 본부장은 "간호사를 엄마로 둔 아이들에 대해 학교에서 등교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간호사들이 집에 가지 못하고 고시원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본부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15년 동안 중환자실에서만 15년을 일해 온 경험도 도움이 됐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만 했다. 간호사가 필요한 환자에게 얼른 가서 도왔다. 그동안 몸에 익힌 것들을 그대로 실천했다. 절대로 환자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환자들을 대했다."


김 본부장의 간호 철학은 '얼른 가서 도우고 절대 환자를 떠나서는 안 된다'는 단순한 진리에 있다. 김 본부장은 "질병은 과학으로만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과학에 더해 감성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사가 살며시 환자의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마음에서 나오는 '감성 치료'가 중요한 것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와 국민, 병원 등 많은 사람들이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됐을 것"이라면서 "감염병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병원 시스템은 물론 정책 지원 등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1955년생인 김 본부장은 40년 넘게 간호사 생활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사라지지 않는 직업 중의 하나로 '간호사'를 꼽는다. 인공지능은 환자의 손을 꼭 잡고 위로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성 치료'는 간호사의 따뜻한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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