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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 한 문장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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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눈에는 오로지 정수와 악수 밖에 없다.


아경, 한 문장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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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작가]

냉혹한 승부의 세계를 놓고 관중은 늘 훈수 두길 좋아합니다.


이쪽의 전력이 어떻고, 저쪽의 필살기는 무엇이고 하는 사이 어느새 판은 당사자 둘을 뛰어넘는 큰 장(場)이 돼버리기 마련이죠.
  
무사독학(無師獨學), 스스로 경지에 올라 전설적인 행보를 이어나간 서봉수 9단은 일찍이 바둑의 수를 놓고 경솔히 오가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바둑에 신이 있다면 그의 눈엔 승부수니 기세니 하는 애매모호한 말은 전부 가소로운 것들로 비칠 것이다."라고 딱 잘라 냉소했습니다.

이어 "신의 눈에는 오로지 정수와 악수밖에 없다."고 단언했죠. 이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경기를 놓고 이 말의 진가가 새삼 회자되기도 했습니다만, 대결의 장에서 부연이 무슨 소용일까요.


승부에만 집중하고, 그 한 수 한 수에 책임을 지는 비장함마저 느껴지는 한 마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이 7월 17일, 지난 20대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한 '국민백서'를 공개했습니다. 새누리당이 스스로 분석한 패배 원인은 계파 갈등으로 인해 촉발된 공천갈등과 불통, 자만, 무능 등 7가지 키워드로 압축되어 발표됐습니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총선 개입과 불통이 참패의 큰 원인 중 하나인데 명확한 책임을 물을 순 없었는지 지적의 목소리가 나왔고, 또 한 편에서는 이 같은 백서를 발간함으로 처절한 자기반성과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국민의 시선에 집중하는 새누리당이 되어야 한다고 자평했습니다.
  
복기는 다음을 준비하는 뼈아프지만 중요한 과정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모르는 새에 나온 국민백서를 놓고 평가와 반성을 이어가는 분주한 움직임 속에 정작 사드 문제에선 일언반구 없이 외면당하고, 책임자는 자리를 비운 사이, 그 어디에도 '국민'에 대한 고민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요?




김희윤 작가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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