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여름휴가 보내고 오늘부터 정상근무…"거취 변함 없다" 메시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처가 부동산 매매를 비롯해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3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28일 업무에 복귀했다. 잇단 의혹에도 불구하고 자진 사퇴는 없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우 수석이 오늘 출근해 정상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어제까지 휴가를 지낸 후 오늘 출근했다"고 전했다.
일단 우 수석의 휴가 복귀후 일정에는 별다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도 정상적으로 참석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우 수석의 이 같은 행보는 잇단 사퇴 요구에도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 수석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권의 사퇴요구와 관련해 "정무적으로 책임지라고 했는데 그럴 생각이 없다"고 딱잘라 거절한 바 있다. 이어 "모두 내가 모르는 사람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이고, 이런 문제를 갖고 그때마다 공직자가 관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특별감찰관이 아들 병역 특혜 등을 놓고 우 수석을 감찰대상 1호로 삼아 조사에 착수한 만큼, 이에 대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감찰은 1개월 동안 진행되고 필요에 따라 1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최장 2개월까지 직함을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청와대 한 참모는 기자와 만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는 이상 우 수석의 거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인사와 관련해 어떤 움직임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혹이 너무 많이 제기된 상황이어서 여론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넥슨과의 처가 부동산 매매를 시작으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몰래변론, 아들 병역 특혜, 처가 식구의 국적세탁, 처가 소유의 농지를 둘러싼 농지법 위반 등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문제점이 발견돼 그 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공직자에 대한 인사검증을 해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개각 등 후속인사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새로 임명된 장관에게 조그만 흠결이 발견되더라도 전부 우 수석 책임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 수석 거취는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는 다음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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