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홍문종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2주앞으로 다가온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의 구도가 또 한번 요동치고 있다. 앞서 비박(비박근혜) 당권 주자들이 김 전 지사를 제외한 단일화를 재확인한 반면, 친박(친박근혜) 후보들은 완주 의지가 강해 새누리당의 전대는 '단비박 VS 다친박'의 구도로 치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전대의 강력한 비박 주자로 꼽혀왔던 김 전 지사는 27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는 이번 새누리당 대표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과 새누리당의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습니다"는 뜻을 밝혔다.
홍문종 의원도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이번 8·9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의사를 접고 선당후사의 충심으로 백의종군의 길을 선택하겠습니다"며 "부디 이번 전당대회가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흩어진 당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정권재창출로 나아가는 견고한 다리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비박 주자들의 단일화 논의는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병국·주호영·김용태 의원 등은 지난 25일 비공개 3자 회동을 갖고 "혁신의 흐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세 후보는 혁신의 흐름을 관철하기 위해 공동으로 뜻을 모으고 행동해나갈 것"이라고 합의한 바 있다.
회동에 참석했던 정 의원은 "반(反) 혁신세력이 혁신을 해야 하는 장애가 된다고 하면 세 사람이 하나로 뭉칠 수도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김문수 전 지사 역시 단일화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비록 김 전 지사가 출마를 포기 했지만 이들의 단일화 노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로의 일치된 의견을 확인한 상황이고, 친박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단일화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친박에서도 홍 의원의 불출마로 재정비에 나선다. 27일 친박의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주도하는 만찬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이 초대장까지 발송하며 마련한 이날 만찬에는 친박 의원 5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범친박 후보들은 아직까지 단일화에 대해 명확 선을 긋고 있다. 이주영 의원은 "계파 간 단일화는 구태 정치다"라고 못을 박았다. 이정현·한선교 의원도 단일화 여부에 대해 일축했다. 여기에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만찬이 특정 계파의 모임 성격으로 변질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친박의 단일화 발걸음을 더 무겁게 하고 있다.
새누리당 전대 당 대표 후보 등록은 29일까지이며, 후보가 7명 이상일 경우 여론조사를 통한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쳐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하게 된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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