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샌더스 지지자 ‘충돌 직전까지’…美 민주당 전당대회 아수라장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지지자가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성민 인턴기자] 미국 민주당의 전당대회 첫날인 20일 대회가 열리는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지지자들 간 충돌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폭로 사건’의 후폭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폭로 사건은 샌더스 의원의 캠페인을 훼방하는 내용이 담긴 DNC 핵심인사들의 이메일이 폭로된 것으로, 샌더스 지지자들은 이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샌더스 의원의 지지자들은 햇볕이 내리 쬐는 날씨임에도 필라델피아 시청에서 집회를 가진 뒤 전당대회가 개최되는 웰스파고 센터까지 6km를 행진했다. 이들은 “힐러리를 감옥으로”를 외치고 “샌더스가 아니면 대선에서 패배한다”등의 피켓을 들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후 지지자들은 전당대회장을 둘러싸고 있는 펜스 때문에 길이 막히자 일부는 펜스를 넘으려 했다. 이 과정에서 5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또 다른 지지자 100여명은 뉴저지 주 캠던과 필라델피아를 연결하는 벤 프랭클린 다리를 도보로 이동하며 시위했다.

이에 샌더스 의원은 “우리는 이미 역사를 이뤘다. 힐러리와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을 당선시켜야 한다”고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힐러리’라는 이름이 나올 때마다 시위자들은 더 격분했다.

DNC 임시 의장을 맡은 도니 브라질은 상황이 심각해질 조짐이 보이자 전당대회 개막 전 긴급성명을 내고 “이메일에 담긴 용서할 수 없는 발언들에 대해 샌더스 의원과 지지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당대회 초반까지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 간에 충돌이 일어날 뻔하고 야유가 끊이지 않는 등 전당대회는 아수라장이었다.

강성민 인턴기자 yapal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