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아마존, HBO 등 OTT 경쟁
오리지널 콘텐츠 집중, 서비스 차별화
넷플릭스 가입자 45%는 콘텐츠 때문
협상력 높여 글로벌 진출에도 용이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넷플릭스, 아마존 등 오버더톱(Over the top) 사업자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T 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는 '미국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및 시사점'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OTT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방송프로그램 등 동영상 콘텐츠를 전달하는 비디오/방송 서비스를 의미한다. 기존 방송 서비스는 방송전용망을 통해 콘텐츠를 전송하는 방식이었다.
OTT 사업자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 타 사업자와 대비한 차별화된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콘텐츠 수급을 통해 협상력을 제고하는 전략을 폈다.
2007년 동영상 스트리밍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8년만에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유료가입자 8200만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6년 현재 미국 브로드밴드 가구의 약 60% 가량이 OTT에 가입하고 있고, 이들 중 53%가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800여명의 전문직원이 인터넷 기반 시스템을 만들고 이용자 취향을 분석하는 동시에 콘텐츠의 투자와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만 31개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포함해 600시간 분량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초 200여개 국가로 서비스를 확장한 넷플릭스는 미주, 아시아, 유럽 등 지역 시청자들의 수요에 맞추어 진출하는 국가의 상황에 맞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2016년 제작비에만 50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하고 오리지널 콘텐츠의 장르를 드라마에서 코미디, 다큐멘터리, 키즈, 영화까지 전방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제작 중이며 스페인에서는 스페인의 감독과 프로듀서가 참여해 1920년대 마드리드를 배경 이야기가 담길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든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의 봉준호 감독이 제작하는 '옥자'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한국 시장을 공략할 버라이어티, 드라마 등을 추가로 제작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선호도 조사에 의하면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관련 부문에서 HBO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넷플릭스 가입자의 45%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서비스 가입의 이유로 꼽았다.
인터넷 업체 아마존도 2000년 11월 OTT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는 킨들 파이어를 통해 OTT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 2010년에 설립한 자체 스튜디오인 아마존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매년 400만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투자하고 있고, 2014년에는 800만달러가 넘는 비용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했다.
지난 2015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아마존이 제작한 'Transparent'가 골든글러브 베스트 코미디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아마존이 2만386건(영화 1만8405건, TV프로그램 1981건)으로 콘텐츠 보유량에서는 경쟁 서비스인 훌루와 넷플릭스를 압도하고 있다. 훌루는 총 1만244건(영화 6656건, TV프로그램 4563건), 넷플릭스는 7008건(영화 4563건, TV 프로그램 2445건)의 콘텐츠를 보유했다.
기존 유료 방송 사업자 HBO는 지난해 4월 OTT 서비스 'HBO Now'를 월 14.99달러의 요금으로 제공하고 있다. HBO는 인기 오리지널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새 시즌의 방영일에 맞춰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즌 6 첫회가 방영된 2016년 4월 24일에는 HBO Now가 iOS 앱스토어에서 넷플릭스를 제치고 엔터테인먼트 앱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콘텐츠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유료 방송사 컴캐스트는 케이블TV 사업자 중 가장 먼저 2009년 12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월 15달러로 ABC, CBS, Fox, NBC, PBS 등 주요 지상파채널, 프리미엄 유료TV 채널 HBO를 포함하는 10개의 채널에 대한 실시간 방송 및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의 OTT서비스는 출시시점이 늦었고 차별성도 크지 않아 시장에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버라이즌은 지난해 'Go 90'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미국 앱스토어 30위에 들지 못하고 있고, AT&T도 연내 OTT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석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OTT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독점 콘텐츠 제공을 통해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콘텐츠 수급 협상력을 높여 글로벌 진출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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