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여름휴가…'휴가후 인사' 공식 올해도 나올까

2013년 집권 이래 한해도 어김 없어

첫해는 청와대 대상 중폭…지난해는 메르스 관련 라인 교체
올해는 민정수석 인사 여부 관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5일부터 닷새간 여름휴가 일정에 돌입한다. 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 동안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에 대한 해법, 노동개혁 등 핵심 국정과제 추진 방안, 8ㆍ15 광복절 사면 등 정치권의 관심현안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이는데 '휴가 후 인사'라는 공식을 올해도 이어갈지 관심이다.

'휴가 후 인사' 공식은 박 대통령이 2013년 취임 후 해마다 여름휴가 직후 인사를 단행하는 패턴을 보였기 때문에 생겼다.

취임 첫 해에는 복귀 첫날 중폭의 청와대 인사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휴가 직후인 2013년 8월 5일 허태열 당시 비서실장을 비롯해 최성재 고용복지수석과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곽상도 민정수석을 한꺼번에 교체했다. 한번 발탁하면 임기 5년을 같이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믿고 맡기는 박 대통령의 기존 인사 스타일이 깨졌다는 분석이 나왔고,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또 2개월간 공석이었던 정무수석비서관까지 채웠다.

이 때 전격적인 청와대 인사개편은 휴가 기간 중 구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인 청해대(靑海臺ㆍ바다의 청와대)가 위치했던 경남 거제의 저도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속도감 있는 국정추진 방안을 구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단행은 집권 2년차 때인 2014년에도 나타났다. 박 대통령은 그 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여름 휴가를 지방 대신 청와대 경내에 머무르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점검했다.

인사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촉발됐다. 시신 확인 지연이 검찰과 경찰의 무능과 엇박자로 발생했다는 얘기가 나오자 박 대통령이 휴가 복귀 직후 강하게 질타했다.

박 대통령은 휴가 복귀 이틀 후인 그해 8월5일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시신이 최초 발견된 부근에 신원을 추측할 수 있는 유류품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검경이 이를 간과해서 40일간 수색이 계속됐다"며 "그로 인해 막대한 국가적 역량을 낭비했고,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에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성한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강신명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승진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과 관련해 "모든 가해자와 방조자들을 철저하게 조사해 잘못있는 사람들은 일벌백계로 다스리겠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당일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파동이 '휴가 후 인사교체'라는 공식을 유지하게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휴가에서 복귀하자마자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에 대해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고 정진엽 당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을 각각 후임으로 임명했다.

청와대와 여권 안팎에서는 올해 휴가가 집권 후반기 국정동력을 구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휴가 후 개각 혹은 청와대 인사 가능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야당 뿐 아니라 여권 일각에서도 우병우 수석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의 '휴가 후 인사'라는 공식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