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25일부터 닷새간 휴가 돌입…복귀 후 대대적 변화 예고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대통령에게 여름휴가는 '국정 구상'과 사실상 같다. 휴가기간 동안 앞으로 해야 할 일과 중점과제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 마다 휴가를 다녀온 후 개각 등 인사를 단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예정대로 오는 25일부터 닷새간 휴가를 떠난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취임 이후 해마다 여름휴가를 다녀왔는데, 집권 첫 해에만 지방에서 보냈을 뿐 그 이후에는 주로 청와대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휴가를 국정동력 확보에 활용했다. 지난해에는 휴가 직후인 8월4일 부분 개각과 청와대 인사를 단행했다.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장관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도 김현숙 당시 새누리당 의원으로 교체됐다. 개각이 워낙 전격적으로 이뤄져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 전인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여름휴가를 조용히 보냈다. 세월호 참사로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경제살리기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도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꾸준히 경제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대통령들도 여름휴가는 대부분 챙겼다.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의 휴가는 2주 정도였지만 김영삼(YS) 대통령부터 일주일로 줄었다. 전ㆍ노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등에 머물면서 골프 라운딩을 즐긴 반면, YS는 골프를 치지 않아 휴가를 줄였다는 얘기도 있다.
YS는 본인의 휴가에 인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 첫해인 1993년에는 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해 주변 참모진이 "제발 가시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휴가를 안가면 청와대 직원들이 눈치가 보여 쉴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YS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휴가를 보내야 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농촌지역 가뭄이 계속된다는 이유로 휴가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당시 김대중(DJ) 대통령도 여름철 휴가를 떠났다.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휴가 직후 역대 대통령을 초청해 국정 구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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