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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버티기 vs 벗기기, 주말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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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 거취, 정국 흐름에 변수…검찰도 여론 동향 예의주시, 수사회의론 여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가기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내놓은 발언은 법조계에도 미묘한 파문을 일으켰다. 우병우 민정수석(49·사법연수원 19기)을 변론하는 발언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우 수석은 태풍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사건 초기에는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해명에 나섰지만, 양파 껍질처럼 추가 의혹이 불거졌다. 우군으로 여겨졌던 여권에서도 '우병우 사퇴' 불가피 의견이 나온 까닭이다.


이러한 여권의 흐름에 대통령이 급제동을 걸면서 상황은 다시 바뀌었다. 이제 '우병우 사태'는 단순히 청와대 참모 한 명을 교체하는 문제를 넘어서는 정치적 상징성을 띠게 됐다.

우 수석이 이대로 물러나면 청와대 리더십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조용히 정리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우병우 버티기 vs 벗기기, 주말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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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수석은 처가의 서울 강남 부동산 매매 의혹이 불거진 직후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고소를 선택했다. '몰래 변론' 의혹을 제기한 언론을 상대로도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는 공직자 비판과 견제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언론은 연일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우 수석과 부인, 3명의 자녀 등이 주식 100%를 소유한 비상장 가족회사 ㈜정강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아내 소유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빌딩에 '서류상 주소지'를 두고 있는 ㈜정강은 재산관리와 세금축소를 위한 회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강남 부동산을 넥슨이 매입한 배경을 둘러싼 추가 의혹도 이어지고 있다. 우 수석은 '깨끗한 땅'이라고 밝혔지만, 법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땅이라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우병우 사태'는 검찰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검찰 권력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부터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개혁 요구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있다.


검찰은 우 수석을 둘러싼 의혹(몰래 변론) 해명에 앞장서다 '뭇매'를 맞고 난 뒤에는 숨 고르기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이른바 검찰 '우병우 사단' 논란은 수사 회의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지휘하는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제1차장은 우 수석과 서울대 법대 동기 관계다. 노승권 차장은 "검사는 사건 수사를 맡게 되면 결과로서 이야기한다"면서 의혹의 시선에 선을 그었다.


특정 대학과 학과를 나온 이들이 즐비한 법조계 특성상 직·간접적인 인연으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것과 수사는 별개의 문제라는 얘기다.


우병우 사태는 '정무적 판단'과 '법리적 판단'이 팽팽히 맞서 있는 형국이다. 정무적인 판단으로는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이 보호막을 쳐준다고 해도 청와대 참모가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시각이다.


반면 청와대 민정수석 교체로 이어질 경우 임기말 대통령의 국정운영 장악력에 타격을 주게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적으로 책임질 문제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니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결국 여론 흐름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비판 여론이 계속 이어질 것인지, 점차 잠잠해질 것인지에 따라 우 수석 거취 문제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우병우 사태는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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