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 군민들 21일 오후 서울역 반대 집회...외부세력개입론 확산 속 차단 위해 '파란 리본' 착용...보수-진보세력 '외부세력 개입론' 둘러싸고 이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문제원 기자]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발표 이후 경북 성주 군민들의 반대 투쟁 과정에서 이른바 '외부세력 개입'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성주 군민 2000여명은 2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연다.
군민들은 이날 이날 오전 9시 성주읍 성밖숲 등 마을별로 준비한 버스 50대에 나눠 타고 서울로 출발했다. 오후 1시30분까지 서울역광장에 집결하고 오후 2시부터 평화시위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눈에 띄는 것은 참가 주민들이 '파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단다는 것이다.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 공식 마크가 찍힌 파란 리본이다. 투쟁위는 사드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 A2 용지 크기의 시위카드, 어깨띠, 머리띠 등과 침묵시위를 위한 마스크도 준비했다.
투쟁위가 파란 리본을 준비한 것은 이른바 '외부세력 개입론'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집회에서 외부인의 발언이나 퍼포먼스 등도 극히 제안하기로 했다. 외부인 강사로 초청된 것은 이부영 민주평화복지포럼 상임대표(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유일하다.
정영길 성주사드배치저치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군민들의 사드배치 반대 뜻과 염원을 정부와 전국민에게 알리고자 상경집회를 하게 됐다. 행정절차나 주민설명회 없이 일방적으로 사드 성주배치를 결정한 것은 원천 무효이며 다시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보수언론에서 외부세력 개입이 있었으며 폭력 시위라고 몰아가는데 우리 성주군민들은 폭도도 아니고 외부세력 개입도 전혀 없었다. 지난 15일 총리와 장관의 성주 방문 당시에도 외부세력이라 부를만한 사람들은 전혀 없었으며 확인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등에선 '외부세력' 개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사태를 악화시켜 갈등만 키울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정부와 지역 주민간의 문제로 대화와 설득하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통진당 경력자 등이 개입되면서 집회가 폭력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며 "주민들과 정부가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도록 외부 세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외부세력 개입론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많은 국민들이 사드 배치가 성주 군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안보에 관련된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로 누구나 의사 표시가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데도 정부가 외부세력 개입론을 운운하는 것은 논란의 초점을 사드배치의 필요성 여부가 아니라 성주 부지선정에 관한 문제로 좁혀서 대응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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