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당 대표보다 서울시장에 관심
최근 김무성 전 대표 만나 의사 타진
궁극적 지향점은 대권
내년 대권 도전 여부 놓고 여권 지형도 흔들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새누리당의 비박계 4선 의원인 나경원 의원의 8·9 전당대회 당 대표 불출마 선언으로 여권의 대선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다.
나 의원은 20일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서청원 의원 불출마로) 전당대회 계파 패권주의를 종식시킬 토양이 만들어졌다"며 당권 도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는 "친박과 비박을 넘어 건강한 개혁세력이 탄생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 의원은 친박계 '맏형'인 8선의 서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 자신이 '대항마'로 나서겠다고 공언해 왔다. 서 의원은 전날 성명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의원의 당권 도전 포기로, 8·9 전당대회 이후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여권의 세력별 이합집산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애초 당 대표직보다 서울시장 출마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대권이다.
그는 최근 비박계 막후 실력자인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서울시장 선거에선 야권의 박원순 후보에게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나 의원은 다가오는 여당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후보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당내 영향력과 세력을 규합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내년 대선 출마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당내 비박계에선 김 전 대표 외에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나 의원은 원래 강재섭 전 대표 계열로 중도계로 분류돼 왔다. 엄밀히 말하면 친박도 비박도 아닌 세력을 형성한 셈이다. 이종구·황영철·이학재 의원 등과 친하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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