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금융위원회가 19일 보이스피싱 피해자구제제도인 지급정지제도를 악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특히 억울하게 번호 이용이 중지된 자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또 보이스피싱 조직이 대포통장으로 이용한 계좌라도 명의자가 범죄에 가담한 혐의가 없다면 피해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계좌 금액은 지급정지 조치를 종료할 수 있게 했다.
금융사기 피해자가 전화로 피해구제를 신청하고서 14일 이내에 서면 피해구제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계좌 지급정지 조치가 종료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사기이용계좌 지급정지제도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예방을 위해 2011년 도입됐다. 금융사기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전화 한 통화만으로 송금한 상대 계좌의 지급정지를 은행에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를 악용해 허위로 지급정지 신청을 하고, 피해구제 신청을 취하하는 대가로 정지계좌 명의자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왔다.
금융감독원이 작년 10월 6개 시중은행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급정지된 전체 계좌 2181건 중 466건(21.3%)이 이런 허위 신청 사례인 것으로 추정됐다. 개정 시행령은 관련 절차를 거쳐 이달 28일부터 시행한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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