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북한이 남파 공작원 지령용 난수(亂數) 방송을 16년 만에 평양방송을 통해 재개했다.
북한 평양방송은 지난 15일 정규 보도를 마친 00시 45분부터 12분 간 여성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수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다"며 "459페이지 35번, 913페이지 55번, 135페이지 86번…"과 같은 식으로 다섯 자리 숫자를 잇달아 방송했다.
특정 책자의 페이지와 글자의 위치를 통해 남파 공작원에게 지령을 내리는 듯한 방송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난수 방송이 디지털 시대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북한은 공작원에게 지령을 내릴 때 '스테가노그래피(Stegano Graphy)'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은 왕재산 간첩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비밀메시지를 영상이나 오디오 파일에 은닉하는 기술이다. 당시 왕재산 간첩단 연루자들이 보낸 메일은 국내 중앙일간지 기사 형태로 전달됐다. 암호를 해독하면 실제 메시지가 뜨는 방식이다.
한편 난수 방송은 보안상 위험 때문에 남파간첩들 사이에선 더는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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