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삼성전자 주가 상승 배경엔 외국인 투자자가 자리하고 있다. 7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사랑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이달 들어 전날까지 2조3584억원어치 물량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덕분에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1987.32에서 2021.11으로 1.7% 오를 수 있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이 각 2조884억원, 6064억원 가량을 순매도했기 때문이다.
코스피·코스닥 시장 통틀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만 33만4100주, 5033억70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차순위인 SK하이닉스 매수물량이 2012억3200만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차이다.
눈에 띄는 것은 기관이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기관은 삼성전자를 2717억2000만원어치 순매도해 KODEX인버스 다음으로 많이 판 것으로 나타났다. KODEX인버스가 상장지수펀드(ETF) 성격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를 단일종목으로 제일 많이 판 것이다.
외국인은 기관이 판 삼성전자 물량을 받고 그만큼 더 많이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외인의 사랑 덕분에 몸 값이 훌쩍 올랐다. 지난 1일 146만6000원이던 주가는 18일 153만3000원까지 4.57% 올라 코스피 상승률을 상회했다. 15일에 세운 52주 신고가 기록 역시 18일 다시 갈아치웠다.
2분기 호실적이 외국인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영업이익(잠정치)으로 8조1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14년 1분기(8조4900억원) 이후 9분기 만의 일이다.
아울러 지난 15일에는 세계 1위 전기자동차업체인 중국의 BYD와 지분 투자를 협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또다시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BYD와 협력 강화는 세계적 전기차, 자율주행차 전장부품업체로 도약하게 되는 중요한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IT모바일(IM) 부문 이익이 소폭 줄더라도 디스플레이(DP) 개선세가 이어지고 낸드의 영향력이 커져 하반기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은 최근 반도체 가격 반등과 3D 낸드 비중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스마트폰이 다소 부진하겠으나 반도체 부문의 낸드와 D램의 안정적 출하, LCD 가격 상승과 수율 안정화로 이를 상쇄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 증가한 8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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