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일본어 사이트에 롯데 비리수사 기사 번역해 게재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 비리혐의 수사를 위한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로 발이 묶인 가운데,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회복을 위한 공세에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일본으로 입국한 신 전 부회장은 최근 일본어 사이트인 '롯데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임'에 한국 롯데에 대한 검찰의 조사 현황 및 신 회장의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의 일본에 뉴스를 게재했다. 게재된 번역 기사에는 최근 사실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는 여당 의원 대상의 수십억원대 로비설 기사도 포함됐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며 함께 현지언론을 통해 여론전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주주들 사이에서 신 회장에 대한 내부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물론 과반의 지지를 얻는데는 실패했지만, 지속적으로 이들을 설득해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주장이다.
주총까지는 남은 2달 가량의 시간동안 신 전 부회장은 일본 현지 경영진을 견제하는 동시에 전·현직 임원, 종업원지주회 등을 본인의 편에 서게 설득하는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 회장은 출국금지로 해외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검찰 조사에 협조하는 동시에 흔들리는 내부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는 것은 물론 구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조사는 다음달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는 19일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부친인 고(故) 신진수 씨의 제사가 열린다. 신 전 부회장이 다시 귀국해 제사를 주최할 가능성도 높지만, 현재로선 검찰 소환 가능성을 감안해 한동안 일본에 머무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또한 롯데그룹 오너일가 역시 신 전 부회장을 포함, 한 자리에 모여 제사를 진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신 회장 역시 제사에는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신 총괄회장의 경우 현재 건강문제로 병원에 입원중인 상태여서 역시나 불참이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이번 검찰의 비리 수사 선상에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롯데의 일부 계열사가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 "일단 신 전 부회장은 현지 여론전을 통해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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