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다이어트 손님 노린 '낚시' 극성…가격 싸다고 덜컥 장기계약 했다 비명도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여름을 맞아 다이어트 결심을 한 직장인 이여진(36)씨는 한 통의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집 근처 헬스장에서 65% 할인행사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쁨도 잠시, 헬스장을 찾아간 이씨는 김 빠지는 소리를 들었다. 할인행사 이벤트가 종료됐다는 것. 이씨는 "문자를 받자마자 바로 헬스장을 찾았는데도 마감됐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애시 당초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낚시성 광고가 아닌가 싶다"며 분노했다.
여름철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헬스장·요가시설 등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단지나 문자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식의 광고를 해놓고 막상 손님이 찾아오면 이벤트가 끝났다고 하거나, 6개월~1년 장기등록을 조건으로 내세우는 식이다.
3개월에 10만원이라는 전단지를 보고 헬스장을 찾아간 가정주부 박민재(39)씨는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카드로 결제하면 15만원이고 사물함 이용료를 추가로 내야하는데다 부가세까지 따로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따로 붙는 돈을 다 따져보니 어느새 20만원이 훌쩍 넘었다. 박씨는 "저렴한 줄 알고 일부러 찾아간 것인데, 전단지에 명시한 내용과 전혀 달라서 황당했다"며 "처음에 이 가격인줄 알았다면 굳이 오지 않았다. 괜히 시간만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낚시성 광고를 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런 낚시성 광고들은 표시광고법에 의해서 소비자 기만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전단지에 작은 글씨로라도 세부사항을 안내를 했으면 규제가 어렵다"며 "피해가 발생 하지 않게 광고를 수정하라고 권고를 내릴 순 있다. 하지만 낚시성 광고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증명하기가 어려워 보상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헬스장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일환으로 6개월이나 1년 이상 등록하면 할인률을 높여주는 장기등록 마케팅에 피해를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3년~2015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헬스장 등과 관련한 피해구제 신청은 총 374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중 계약해지 관련 피해(86.1%,1174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모씨는 지난 여름, 6개월간 헬스장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70여만원을 지급했다가 낭패를 겪었다. 다음날 갑자기 생긴 개인적인 사정으로 계약해지 및 잔여이용료 환급을 요구했으나, 헬스장에서는 이를 거절했다. 헬스장 측은 양수인을 구해보라면서 정씨에게 이용권 양도를 권유했다.
유모씨는 헬스장이 폐업하는 바람에 돈을 고스란히 날렸다. 15개월간 헬스장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신용카드 일시불로 결제했다. 얼마 후 아무런 연락도 없이 헬스장은 폐업했고, 대표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충동적으로 장기간 계약하는 것을 삼가고, 계약서를 작성할 때 중도해지시 환불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계약서도 반드시 받아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장기 계약시 이용대금은 가급적 신용카드 할부(3회 이상)로 결제할 것을 당부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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