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5선의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사회의 '갑을 구조'를 끝내겠다" "개헌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의원의 출마선언문 전문.
갑질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이 강한 수평의 시대로!
- 당원과 함께 새누리당과 대한민국의 시대 교체를 이루겠습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새누리당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지금 아주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 갑질의 시대에 분노하는 국민은 정당합니다.
지금 이 나라에는 분노가 가득합니다.
사회 모든 곳에서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습니다.
왜 우리 국민들은 이토록 분노하고 있습니까?
열심히 일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소득 상위 10%의 사람들이 전체 소득의 절반을 가져갑니다.
90%의 국민은 나머지 절반을 놓고 눈물겨운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말입니다.
구의역에서 참사를 당한 어느 청년처럼 말입니다.
성실하고 책임있게 산 아들에게 돌아온 것은 죽음밖에 없었다는
김 군 어머니의 절규가 아직도 귓전에 들려옵니다.
왜 그는 죽어야 했습니까?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많은 시민들이 말했습니다.
“친구야, 네 잘못이 아니야.”
그러면 누구의 잘못입니까?
우리 모두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양극화 때문입니다.
사회에 만연한 갑질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자유로운 계층이동 사다리가 무너졌고
국민들은 소수의 갑과 다수의 을로 나뉘었습니다.
갑과 을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세워졌고 또 다른 신분사회가 형성되었습니다.
출산율, 어린이 행복지수, 노동시간, 자살률, 노인 빈곤율 등
삶의 질과 관련된 모든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OECD 최악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모든 세대가 불행합니다.
우리나라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행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숨이 막힙니다.
국민 80%가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합니다.
청년들은 이 나라를 헬조선이라 부르며 절망하고 있습니다.
갑과 을의 구조는 대한민국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입니다.
갑과 을의 사회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미래는 없습니다.
이제 갑질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 새누리당의 오만한 갑질부터 없애야만 정권재창출이 가능합니다.
존경하는 새누리당 당원 여러분!
우리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입니다.
국민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먼저 어루만져야 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죽을 정도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동안
우리 새누리당은 오히려
대기업과 소수를 위한 경제정책을 강화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는 국민과 민생을 버리고
권력만을 추구하며 천박한 계파싸움에 골몰했습니다.
온 국민을 상대로 오만한 갑질 정치를 벌였습니다.
새누리당 당원들께도 갑질을 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많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투표장에 못 가겠다. 투표장에 가면 다른 당을 찍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총선에 참패한 후에도
정부여당의 그 누구도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았습니다.
끊이지 않는 패거리, 패권 정치로 당원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정권 재창출의 희망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당원들의 마음도 얻지 못하는 정당이 무엇을 하겠습니까?
패권주의 갑질 정당이 어떻게 이 갑질 사회를 해결하겠습니까?
어떻게 국민들에게 다시 희망을 주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겠습니까?
대한민국 살리기는 새누리당 살리기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새누리당이 살려면 민심을 전면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무조건 항복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떠나간 민심을 다시 되돌릴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우리 새누리당이 재집권할 수 있습니다.
▣ 새누리당의 창조적 자기파괴로 국민이 강한 수평시대를 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제20대 총선에서 표출된 민심을 받들어,
새누리당의 전면적 쇄신과 나라의 대개조를 위해
오늘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자 합니다.
이제 비판과 반대를 넘어 책임을 지는 정치를 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목숨 걸고 지켜온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안보 등
보수의 기본 가치 조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근본을 바로 세우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정치에 입문해서 5선에 이르기까지
항상 개혁적 보수의 길을 밟아 왔습니다.
누구도 안 된다고 했을 때 천막당사를 치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두 번의 정권 창출을 이끌어 냈습니다.
다시 한 번 보수의 과감한 자기개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새누리당은 국민들의 의로운 분노를 자양분으로 삼고
단호한 창조적 자기파괴의 길로 나서야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국민의 명령은 바로 갑질 사회를 끝내라는 것입니다.
저 정병국은 당 대표가 되면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수직적 ‘갑을 구조’부터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갑과 을이 없고 국민 모두가 공존하는 수평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수평의 시대는 경제 민주화의 시대입니다.
재벌이 행복한 시대가 아니라 국민이 행복한 시대입니다.
수평의 시대는 정치 민주화의 시대입니다.
권력이 강한 시대가 아니라 국민이 강한 시대입니다.
수평의 시대는 무엇보다 교육과 문화 민주화의 시대입니다.
정신문화의 영역에서도 민주적 수평성을 확산시켜
국민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세계화 인공지능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수평적 문화에 기초한 유연하고 정의로운 정치경제구조가 필요합니다.
수평경제, 수평정치, 수평교육, 수평문화를 이룰 때만
우리는 또한 남북의 수평적 평화통일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
수평의 시대로 첫걸음을 내딛기 위해,
저는 오늘 당과 국민에 대한 세 가지 약속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당의 수평적 민주주의를 강화하겠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현장정치를 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우리 정당은 지도부가 평의원을 상대로,
원내 의원이 원외 당협위원장과 당원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는 습성이 배어 있습니다.
제 자신도 그런 폐습에 물들어 있지 않았는지 반성하면서,
새누리당부터 갑질 없는 수평정당으로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당원이 말로만 주인이 아니라, 직접 당의 중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참여 민주주의를 실천하겠습니다.
당원 참여 의사결정 시스템을 마련하고,
원외 당협위원장을 지역대표로 해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국회직은 국회의원이, 당직은 당원들이 주도적으로 맡아 이끌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중앙당 중심 정치가 아니라 당원이 강한 정당을 위해
지방 시도당이 활성화되도록 하겠습니다.
매주 시도당에서 현장 당정회의를 열겠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공천 시스템을 혁신해
갑질 계파정치, 패권정치의 싹을 자르겠습니다.
저는 또한 새누리당이 보수의 가치를 지키며 중도층까지 감싸 안는 포용적 보수정당,
시대에 맞는 진취적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계파와 이익을 중심으로 모이는 정당이 아니라
시대적 가치를 중심으로 모이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새누리당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대선 패배가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참된 자기반성, 그리고 이에 기초한
전향적이고 과감한 개혁을 통해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이루어내겠습니다.
둘째, 대기업 개혁과 노동시장 개혁의 여야 간 빅딜을 이끌어 내겠습니다.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수평적 경제 민주화’를 이루겠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추구하는 포용적 성장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재벌과 노동시장이 개혁되어야 합니다.
최근 여야 대표는 국회연설에서 노동시장 개혁과 대기업 개혁을 역설했습니다.
분노와 절망이 가득한 현재의 경제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공감대를 기초로
여야가 대기업개혁과 노동시장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합니다.
저는 당 대표가 되면
국회에 여야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경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양대 개혁을 초당파적으로 실현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국가 패러다임과 시대의 교체를 위해 개헌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수평시대에 걸맞은, 국민이 강해지는 헌법을 만들겠습니다.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와 불임 국회로는
세계화와 인공지능시대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습니다.
분노하는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도 수용할 수 없습니다.
한계에 봉착한 대한민국의 위기도 극복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정치구조를 낳은 87년 체제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개헌을 통해 새로운 제7공화국 체제로 이행해야 합니다.
집권을 위한 당리당략 차원의 개헌이어서는 안 됩니다.
국가의 틀을 다시 짤 수 있도록
권력의 분산과 수평화, 그리고 협치를 가능케 하는 개헌을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 혼자가 아니라 함께 당을 바꾸고 나라를 바꾸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새누리당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30년 전의 제 청년시절을 회상해 봅니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했습니다.
감옥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1987년,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룬 첫 번째 국가가 되었습니다.
국민 모두 기뻐했습니다. 나라는 희망이 넘쳐흘렀습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오늘
청년 정병국이 꿈꾸던, 국민 모두가 행복한 시대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나라는 잘 살게 되었지만
소수만 행복하고 다수는 불행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분노와 절망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외환위기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기업구조조정, 가계부채,
수많은 어려움이 한꺼번에 찾아오고 있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구절벽·경제절벽·소비절벽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안보 위협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넘어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반드시 시대를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 시대 교체의 길로 나서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오랜 퇴보의 시간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당원 여러분,
저 정병국과 함께 천박한 갑질의 시대를 끝냅시다!
국민이 강한 수평의 시대로 나아갑시다.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로 나아갑시다.
저 정병국이 앞장서겠습니다.
저 혼자가 아니라 당원 여러분과 함께 수평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새누리당을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권력이냐 국민이냐를 선택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저에게 힘과 용기를 모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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