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의정부고 학생들 직격 인터뷰 "설현만 6명, 오버워치는 글쎄…ㅠㅠ"

시계아이콘02분 0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설레고 재미있지만…정치 상업적 풍자 금하기도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의정부고는 매년 기발한 코스프레 졸업사진으로 화제를 모으는데요. 8일 올해 졸업사진을 찍은 3학년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취합해 1인칭 시점으로 구성했습니다. 진솔한 후기를 들려준 학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8일은 내가 다니는 의정부고등학교의 졸업사진을 찍은 날이다. 우리 학교는 최근 몇 년 사이 졸업사진을 찍었다 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좋아요 세례를 받고 있다. 졸업한 선배들이 톡톡 튀는 모습으로 졸업사진을 찍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2011년에 졸업한 한 선배가 재미를 위해 변장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하는데 그 후론 학교 전통처럼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엔 동전, 콜라병 등으로 변장한 선배들도 있었다. 사람들은 그런 우리 학교 학생들을 보고 '창의력 대장들'이라고 부른다.

의정부고 학생들 직격 인터뷰 "설현만 6명, 오버워치는 글쎄…ㅠㅠ" 출처=의정부고등학교 대신전해드립니다 페이지 캡처
AD


요 며칠 사이 나와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졸업사진 찍을 때 무엇으로 변장할까'였다. 누가 봐도 알 만한 것이면서 예상하기 어려운 것을 찾아야 했다. 몇몇이 게임 '오버워치' 속 캐릭터를 선택지로 내놨지만 요즘에 워낙 인기가 많아 예상이 가능하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또한 겜알못(게임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오버워치를 모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게다가 선택의 폭이 지난해보다 좁아졌다. 학교에서 상업적·정치적·선정적인 것은 따라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지난해 한 이온음료 광고를 따라한 선배가 온라인에서 유명해지자 선생님들은 학생들 사진이 상업적으로 악용될까 걱정하셨다. 기업이 홍보를 위해 학생들에게 자기네 제품으로 변장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어서다.

정치인을 따라했다 신고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패러디한 선배에 대해 우익 성향의 일간베스트저장소 네티즌이 국정원, 교육부 등에 민원을 넣었다. 대통령이 가뭄 현장에서 물 뿌리는 장면을 따라한 걸 그 네티즌은 대통령 비하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올해는 학교도 학생들도 조금은 조심스럽다.


의정부고 학생들 직격 인터뷰 "설현만 6명, 오버워치는 글쎄…ㅠㅠ"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불미스러운 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올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졸업사진 촬영 계획서'를 미리 제출하도록 했다. 기준이 엄격했던 건 아니지만 학생들 스스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누군가 아이디어 하나를 내면 친구들끼리 "그건 좀 논란이 될 수 있을 듯"이라며 서로 얘기해줬다. 2014년 당시 교감선생님이 학생들 노출이 너무 심하다며 졸업사진 찍는 걸 중단하시려고 했다는데 친구들 중에서는 '계획서를 내더라도 창의력 높은 졸업사진을 계속 찍는 게 더 좋다'는 의견이 많다.


변장할 대상을 정하고는 친구랑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똑같은 걸 하면 비교될 수 있어서다. 그리고 남들 기억에 남기도 어렵다. 페이스북 페이지 '의정부고등학교 대신전해드립니다'에는 "누구 A로 변장하는 사람 있나요?"라고 묻는 글이 여러 개 올라오기도 했다. 어제는 한 아이템을 두고 가위바위보 하는 애들도 봤다. 듣기론 아이돌 AOA 멤버 설현을 따라한다고 한 애들이 어제까지 6명이었는데 괜찮을까 싶다.

의정부고 학생들 직격 인터뷰 "설현만 6명, 오버워치는 글쎄…ㅠㅠ" 출처=의정부고등학교 대신전해드립니다 페이지 캡처



올해 졸업사진 준비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지난 5일에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났고, 6일에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렀다. 6일 저녁 부랴부랴 준비물을 사러 돌아다녀야 했고, 7일엔 소품들을 만들었다. 일정이 빡빡해서 준비를 제대로 못한 친구도 있다. 그 친구는 선생님들이 일부러 일정을 그렇게 짠 게 아닐까 의심하며 투덜거렸다. 우리 졸업사진을 좋아하는 선생님들이 많지만 수시와 수능을 앞둔 우리가 너무 풀어지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선생님들도 계신다.


사실 우리 학교 졸업사진은 학생이 혼자 찍는 게 아니라 가족·친구들이 같이 찍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거나 소품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누나가 있는 친구는 학교 오기 전에 누나한테 화장을 받았다고 했다. 내 경우엔 미용을 공부하는 다른 학교 친구가 도와줘서 다행이었다.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공부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까지 날릴 수 있었다. 우리 학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수학여행을 가지 않아 친구들과 추억을 남길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그래서 다들 졸업사진 찍는 날을 기다렸다.


설레는 한편 부담도 컸다. '우리가 선배들만큼 못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올해 의정부고 졸업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려온 졸업사진을 다 찍고 각종 SNS에 우리 모습을 올렸다.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줄까 걱정은 된다. 그러나 반응이 별로여도 친구들끼리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한다. 졸업사진이 어떻게 나올지...이제는 졸업앨범 받는 날이 기다려진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