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찬양 논란에 휩싸인 송창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신임 사외이사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임명했다”고 밝혔다. 임명을 취소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임 위원장은 6일 경기 판교 카카오뱅크 사무실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캠코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쳤고 주주총회를 열어 선임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말했다. 규정상 정해진 추천 과정을 밟아 임명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캠코 사외이사의 최종 임명권자다.
임 위원장은 “캠코 사외이사 임명 최종 권한이 금융위에 있긴 하지만 해당 기관의 인사에 대해 금융위가 사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송 이사는 2012년에 발간한 저서에서 박 전 대통령을 “성인의 경지”라고 평가하고 생가를 성지(聖地)처럼 표혔했으며, 2011년 쓴 책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해 “강인하고 아리따운, 부드러운 누이동생, 어머니 같은 지도자”라고 쓴 바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공사의 이사직은 특권 중에 특권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에 대한 원색적 찬양이 너무나 고마워 낙하산 인사를 통해 ‘보은’으로 그 특권을 쥐어주는 자리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낙하산 특권 인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정의당도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아버지를 찬양하면 한 자리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나쁜 사례”라며 “정권 후반기에 권력 누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단적인 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신뢰성을 급속하게 무너뜨리고 정권 교체의 열의만을 가속화시킬 뿐”이라고 혹평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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