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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대 노린 'K콘텐츠' 활로도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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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한국, 세계 미디어 경쟁 뒤처질 위기


SKT, 인수 후 5조원 투자 계획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 꿈도 무산
넷플릭스 국내 공습, 대항마 없어

미디어 주무부처 미래부·방통위
공정위 기습 불허 불편한 심기도


글로벌 무대 노린 'K콘텐츠' 활로도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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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안하늘 기자]지난 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 100여개의 좌석을 가득 매운 한국 기자들의 시선은 온통 흰 구레나룻을 멋지게 기른 한 백인 중년 남자에 쏠렸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는 지난 1월 한국에 진출했으나 지금까지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날 리드 헤이스팅스는 "다양한 한국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기 위해 많은 탐색을 하고 있다"며 "영화에만 출연하는 배우들을 드라마에 캐스팅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이미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한국 역대 최대 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의 방한은 넷플릭스의 한국 공략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글로벌 미디어 자본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정작 한국에서는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계획이 좌절될 상황에 처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는 지난 4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불허한다는 내용의 기업결합심사결과보고서를 해당 기업에 발송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해당 기업은 충격에 빠져 있다. 앞으로 2주간의 소명 기간 및 공정위 전원회의가 남아있으나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거대 글로벌 미디어 자본에 맞서겠다는 토종 기업들의 의지를 정부가 꺾은 것이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 몰려오는데…韓 기업은 '좌절' =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M&A하려 했던 것은 글로벌 시장으로 미디어 플랫폼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한 뒤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계획이었다. 이 경우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 335만명과 CJ헬로비전 가입자 415만명을 합해 약 750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한 후 5년간 약 5조원을 인프라 개선과 미디어 생태계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SK브로드밴드는 향후 1년간 3200억원의 콘텐츠펀드를 조성해 국내 콘텐츠 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지난 3월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와 같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역동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가 제작한 대표적인 자체 제작 드라마다. 송병준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부회장(그룹에이트 대표) 등 콘텐츠 업계 인사들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이같은 계획은 즉각 역풍을 맞았다. 일부 지상파방송사들은 민간 기업의 콘텐츠 제작 역량이 확대되고 경쟁력이 높아질 경우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는 여론의 눈치를 보다 결국 7개월여만에 이번 M&A를 불허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미래부 일각, "주무부처는 우린데…" 불편한 심기 = 공정위 사무처의 판단에 대해 해당 기업뿐 아니라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 부처는 "아직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고 공정위로부터도 공식 의견을 전달받지도 않아 언급할 내용이 없다"는 공식적인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놓고 상당한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미래부 일각에서는 주무부처를 제쳐두고 공정위 사무처가 합병 불허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기간통신사업자의 합병은 공정위의 협의를 거쳐 미래부 장관이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협의 대상이고 최종 결정은 미래부가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에는 통신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주무부처에 힘을 실어준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불허를 결정하면서 미래부는 공중에 붕 떠버린 상태가 됐다.

◆케이블 지역 점유율 규제, 그동안 정부 정책과 배치 논란 =
공정위가 내세운 불허 이유도 그동안 미래부의 유료방송 정책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합병할 경우 지역 방송의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CJ헬로비전은 현재 23개 권역중 21개에서 1위이고, 양사가 합병할 경우 가입자 점유율이 60%를 넘는 곳이 15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부는 케이블방송의 지역 점유율 규제를 없애는 대신 전체 가입자 규제로 전환했다. 이는 전국 사업자인 IPTV와의 규제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케이블방송의 지역 점유율 규제는 그동안 내세운 공정위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지난 2013년 12월 공정위가 발표한 '2013년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방안 확정' 자료를 보면 매체별로 차별화된 시장 점유율 규제를 전체 유료방송(SO + 위성 + IPTV) 가입가구의 일정비율 기준으로 통일해야 한다고 개선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또 공정위는 지난 2012년 12월에는 77개 케이블방송 권역을 16개(광역지자체기준)로 광역화해 경쟁체제에 도입한 뒤 향후 지역사업권 규제 자체를 폐지해야한다고도 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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